○ 연날리기
진주의 겨울은 속칭 "지리산 눈바람"이라고 일컫는 서북풍이 강하게 불어오면서 시작되고, 서북풍이 강하게 부는 섣달 중순 전후로 연날리기가 시작되었다. 진주의 연날리기는 촉석루 자락인 남강백사장에 소동들이 모이면서 겨울철의 낭만 어린 연날리기는 비롯되고 겨울 하늘은 수놓은 연의 종류도 각양각색이어서 그 운치는 극치를 이룬다. 우리나라의 연날리기 유래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 권41 열전제일 김유신 상조에서 기록 찾을 수 있다.
"선덕왕 16년에 대신 비담과 염종이 군사를 일으켜 반역할 즈음에 왕이 군사를 주둔시키고 있는 월성에 별이 떨어졌다. 비담 등은 그 곳에는 반드시 유혈이 있을 것이라며 여왕이 패할 징조라고 군사들에게 소문을 퍼뜨렸다. 이에 김유신은 허수아비를 만들고 그 속에 불씨를 넣은 다음 풍연에 실어 하늘로 띄우니, 마치 떨어졌던 별이 도로 올라가는 듯 하였다. 이상과 같은 기록으로 미루어 연은 이미 신라시대 때부터 있었다는 증좌가 되며, 따라서 연의 역사는 퍽 오래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1374년 제주도의 몽고양목민 , 즉 목호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조정에서는 최영장군을 양광전라경상도 도통사로 삼아 평정케 했다. 이때 장군의 군사는 배편으로 건너가 상륙하려 했으나 상륙이 어렵게 되었다. 이에 커다란 연을 만들고 군사를 연에 태워 상륙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밖에 연과 진주와의 기록이 있다. 고려말엽 진주지방에는 왜구의 침입이 잦았는데 우리 선조들은 연을 만들어 띄우면서 연에 꼬리를 붙여 왜구의 숫자를 미리 알려 대비하도록 하였다. 즉 연의 꼬리가 하나이면 1백, 둘이면 3백, 셋이면 5백 명이라는 암호(신호)를 하늘높이 올려 대비한 것이다.
임진왜란 때에는 목사 김시민의 휘하에 화약을 다루던 정평구라는 사람이 있었다. 정평구는 왜구의 조총에 대항하여 대나무와 소가죽으로 커다란 연을 만들어 하늘에 타고 올라가 왜진 위를 나르면서 화약을 뿌려 터뜨렸다는 기록이 있다. 정평구가 사용한 연은 '비차(飛車)'라 불렀다. 이렇듯 연의 유래는 깊거니와, 새처럼 자유로이 하늘은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은 인류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연의 기원도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 연싸움
음력 12월 중순께부터 띄우기 시작하는 연날리기는 정월보름에 그 막을 내리는데 그 사이 연날리기의 극치는 연싸움, 즉 "끊기"에 있었다.
연실은 무명실, 명주실, 또는 당사, 인조실 등 이였는데 사금파리나 유리를 보드랍게 갈아 헝겊으로 걸러서 구레풀을 섞어 연실에 먹인다.
연을 하늘 높이 띄운 다음, 남의 연 위에서 곤두박질을 하면서 연줄을 끊는 것은 연싸움이라고 한다.
이때 연날리기의 기술은 아래 위, 좌우를 자유자재로 띄울 줄 알아야 하며 연 자체도 좋아야 하거니와 얼레(자새)로 연을 조종하는 기술이 능해야 하고 연줄 또한 튼튼하고 날카로워야 한다.
○ 액연
정월 대보름날 연을 멀리 날려보내거나 "달집"에 붙여 태우는 습속이 있었다. 이는 그 해의 액을 연에 실어보낸다는 원시적 종교관념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때는 연에다가 "액"자나 "송액"이라 쓰기도 하며 자기의 성명 또는 주소 성명, 생년월일 등을 썼다.
○ 연의 종류
연은 대나무를 쪼갠 뒤 칼로 다듬어 살 미(未)자 형으로 묶는다. 이 때 살 길이는 각자에 따라 일정치 않으나 한지를 발라 만드는데 보통 길이 60cm 폭40cm 정도가 알맞다. 그러나 문짝만큼 큰 크기로도 만들 수 있으며 더 작거나 여러 가지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다.
연 중앙에는 둥근 구멍을 내어 바람을 통하게 하고, 구멍 낸 종이는 이마에 반달모양으로 붙이는데 이를 두고 "배꼽을 떼어 이마에 붙이는 것이 무엇이냐?"는 수수께끼가 생겼다.
다시 머리 양쪽과 가운데 살 아래쪽을 실로 매어 얼레의 실과 연결시키는데 연이 모양은 대개 같으나 때와 장소와 취향에 따라 기형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색으로 채색을 하여 다양성을 띠기도 한다.
종류는 그 모양에 따라 방패연, 가오리연, 꼭지연, 벌연, 범연, 치마연, 수리연, 까치연등 70여종에 이르고 있다.
○ 연날리기 대회
진주지방에는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을 전후하여 진주시와 한국예총 진주지회의 주관으로 이틀 간씩 '전국 연날리기대회'를 개최, 전통민속을 계승하고 있다.
경기는 연줄 '끊기'와 창작부문으로 나눠 경연을 하고, 다시 끊기부는 일반부와 소년부로 나누고, '고운 연'부를 두어 겨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