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介人庭園

개인정원

철학과 자연, 문학이 담긴 공간

시시한 뜨락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시(詩)가 담긴 정원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정원
철학과 문학이 담겨 있는, 시시(詩詩)한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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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정원이 만들어진 게 이제 거의 50년이 넘어가죠.” 정원을 간단히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문정임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 문을 열었다.


진양호 댐 준공 직후 모래사장이 전부였던 땅에 문 대표의 시부모님께서 터를 잡은 것이 이 정원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당시에 아파트에 살던 문 대표는 세월이 흘러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근원 모를 허무감이 많이 들었고, 현대 문명에 지쳤다고 느껴 이 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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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식물을 얼마나 좋아하냐면, 초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자취를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방에 놓은 것이 화분이었을 정도였죠. 나이를 생각하면 꽤나 특이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 무렵 시부모님으로부터 이 집을 물려받은 당시에는 정원 관리를 남편이 도맡아 했다고 한다. 그러다 3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뜻하지 않게 여가시간이 많아지자, 비로소 본격적으로 정원 관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평소 눈에 보이지 않던 나무와 식물들의 배치, 정원 구조와 인테리어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다른 장소로 심었을 텐데...’ ‘이 식물은 좀 더 양지바른 곳에 심었어야 했는데...’ 생각이 많아질수록 세심하게 손이 갔고, 지금은 식물 관련 서적을 구해서 공부까지 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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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뜨락’이란 이름은 따분하다는 뜻의 ‘시시한’ 이 아닌, 한자 시 시(詩)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했다. 정원을 오픈하던 당시, 돈을 벌려는 욕심 없이 그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정원에서 독서 모임 활동을 하던 것이 정원의 이름의 유래 중 하나란다. “처음에는 우리 아들딸 이름의 돌림자가 ‘함’이기도 하고, 또 우리나라 궁궐 정원 중에 ‘함춘원’이라는 곳이 있기도 해서 거기서 정원 이름을 딸까 했는데 주변에서는 너무 고리타분한 이름이라더라구요. 결국 제가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중 김사인 시인의 채널인 ‘시시한 다방’에서 이름을 따 왔죠.” 급하게 지은 이름이라며 멋쩍게 웃는 문정임 대표. 하지만 그 이름에 담은 문화생활에 대한 열망만은 어느 정원 못지 않은 깊이를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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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앞으로 이런 개인 정원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요즘 같이 점점 자연의 냄새와 자취가 사라져가고 자연의 초록이 도시의 회색빛에 가려지는 때에, 이번 사례를 통해 앞으로 사람들이 더욱 개인 정원을 많이 접하면서 자연을 조금 더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이렇게 정원을 가꾸면서 여생을 살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말로 짧은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떠나는 나에게, 문정임 대표는 방문록 하나 적고 가기를 청했다. 나는 정원과 문정임 대표의 생각에 대한 감상을 담아 이렇게 적었다. ‘울긋불긋한 가을이 단풍잎처럼 저물어 가는 시기에, ’시시한 뜨락’을 방문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새하얀 눈꽃 잎이 내려 나뭇가지에 알알이 맺혀 피어나는 때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히 지내십시오.’

정원 주소경남 진주시 돗골로 93번길 3 문의전화010-8371-2010
정원 주소경남 진주시 돗골로 93번길 3
문의전화(010-837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