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 36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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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아산방
은퇴 후 찾은 전원생활의 낙원 직장 은퇴 후, 아파트 생활의 답답함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월아산방의 주인장. 고향과 가까운 이곳에 정착하며 정원을 꾸리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노후 생활은 한결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꽃과 나무를 돌보는 과정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은 매일의 활력소가 되고, 공기 좋은 숲 주변에서의 전원생활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한다. 고향, 월아산에서 얻은 정원 이름 ‘월아산방’이라는 이름은 어린 시절을 함께한 고향 월아산에서 따온 것이다. 월아산 아래에서 보낸 추억이 정원의 구석구석에 깃들어 있고, 그리움과 애정이 정원의 이름에 담긴다. 고향에 대한 기억이 일상이 된 정원은, 월아산과 오랜 연을 맺어온 주인장의 인생 이야기를 그대로 품고 있다. 정원에서 가장 마음을 많이 쓴 곳은 바로 전시실이라고 한다. 직접 만든 소품들이 자리한 이 공간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는다. 목공 작품과 다양한 손작업이 어우러져, 자연이 주는 편안함에 창작의 열정이 더해진다. 이 전시실은 정원의 중심 역할을 하며, 방문객에게 주인장의 예술 세계를 조용히 소개한다. 자연스러운 조화가 전하는 전원 풍경 정원 꾸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전체적인 조화다. 대문 양 옆에는 벽화가 자리해 전원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다양한 식물과 소품이 한데 어우러져 부드러운 풍경을 완성한다.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각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배치하며, 정원을 거니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안정을 선사한다. 목공예로 빚어내는 창작과 돌봄 월아산방의 주인장은 현재 월아산 숲속 공원에서 목공 체험 강사로 활동하며, 정원과 공원 사이를 오가는 창작 활동을 이어간다고 한다. 목재 문화관 전시에도 기여하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 어린이를 위한 소박한 소품부터 성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퀄리티 목공예까지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며, 소리와 자연을 어우르는 장식품도 꿈꾼다. 흔들의자와 황토방이 전해주는 여유와 쉼 정원 한편에 놓인 흔들의자는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가만히 앉아 몸을 맡기면 숲 내음과 새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율동감이 느껴지는 흔들의자는 여느 벤치보다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바비큐 파티나 가족 모임이 열릴 때는 정원 한쪽에 마련된 자그마한 황토방이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는 소통의 장이 된다. 공간을 넓혀 더 많은 작품을 전시하고 싶은 꿈이 있지만, 주변 환경과 문화재 보호구역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맞물려 쉽지 않다. 대신, 현재의 전시실을 조금씩 보완하고 창작품의 배치를 바꾸며 색다른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주인장. 개인 정원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오랜 준비와 꾸준한 가꾸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건넨다. 정원은 단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되지 않으며, 차근차근 쌓아올리는 과정 자체가 큰 만족을 준다고 말한다. ‘월아산방’은 흙과 나무, 그리고 목공예를 향한 열정이 고요히 어우러지는 무대다. 고향에서 이어진 숲과 자연을 삶에 한층 가깝게 두고, 작은 예술 작업과 쉼을 함께 누리는 이곳은, 은퇴 후의 시간마저 새롭게 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무와 꽃이 주는 진정한 힐링을 만나고 싶다면, 월아산의 정취가 스며든 이 정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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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가득 선녀뜰
부부의 건강에서 비롯된 소중한 시작 정원의 시작은 건강을 돌보고 싶은 부부의 마음에서 비롯한다. 밭에 흙을 나르던 남편의 손길과 물 주기를 잊지 않는 아내의 정성이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완성된 이 공간에는 부부의 오랜 시간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 둘 사이에 다툼 없이 주고받는 작은 배려가 정원 곳곳에 스며들고, 땅속에 뿌려진 씨앗은 하늘의 햇살을 머금고 싹을 틔운다. 새싹이 가느다랗게 몸을 일으키는 순간마다 부부의 기쁨은 배가된다. 이웃들이 함께 거드는 날에는 정원에 웃음소리가 넘쳐흐르고, 그 하루가 또 다른 추억으로 쌓인다. 선녀 같은 마음이 깃든 이름, ‘햇살가득 선녀뜰’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아내가 존경하는 분의 메시지와 가족의 따뜻한 의견이 하나로 모여 탄생한 이름이다. 선녀처럼 고운 마음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믿음을 담아, 이곳을 찾는 모든 이가 선남선녀가 되어 편안한 위로와 행복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방문객들은 돌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집현산 계곡에서 흘러오는 물이 연못을 채우고 다시 작은 실개천으로 흘러가 자연스레 배수 역할을 하는, ‘눈길을 사로잡는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아내가 ‘명상길’이라 부르는 이 돌길은 집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S자 길인데, 남편과 함께 돌 하나하나를 놓아 완성한 것이다. 돌 틈새로 앙증맞은 화초들이 자라 봄부터 늦가을까지 꽃길을 이룬다. 남편의 땀 흘림과 터 잡기에 도움을 주신 분들의 고마움, 수고로움을 알기에,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와 평화로운 기운이 일어난다고 한다. 자연과의 조화로 피어나는 소박한 아름다움 무엇보다 정원 전체를 가꾸는 핵심은 자연과의 조화다. 값비싼 조경수나 화려한 조형물을 들이는 대신, 봄에는 들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소박한 풍경을 선호한다는 부부. 실개천과 경사도를 활용해 빗물과 흐르는 물이 자연스럽게 정원을 순환하도록 설계하며, 이웃과 가족을 초대해도 편안히 머물 수 있는 풍요로운 쉼터를 마련했다. 정원에 놓인 작은 돌 의자나 나무 벤치에서는 잠시 멈춰서 자연의 소리를 온전히 음미하게 된다. 자연과의 조화로 피어나는 소박한 아름다움 정원을 갖추고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은 씨앗이 싹을 틔우는 순간부터 부부가 함께 웃는 시간까지, 작은 변화가 주는 설렘이다. 부부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며 몸과 마음에 평온을 채우고,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웃들의 따뜻한 칭찬과 가족의 호응도 크다. 특히 비가 온 뒤에도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실개천 설계와 튼튼한 돌담은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돌의 견고함은 이 정원의 오랜 역사를 상징한다. 해마다 씨앗을 뿌릴 때면 그 오랜 역사에 새로운 장이 쓰여지는 느낌이 들어 부부는 더욱 설레어한다. 비가 온 뒤에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소리, 돌길을 따라 만개하는 들꽃의 웃음소리, 그리고 이 모든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부부의 시간이 ‘햇살가득 선녀뜰’에 흐르고 있다. 눈부시게 피어나는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돌보는 귀중한 순간이 길어질수록, 선녀뜰에는 더욱 따뜻한 온기가 감돈다. 마지막으로, ‘햇살가득 선녀뜰’에 찾게 된다면 추천하는 길이 있다. 바로 따스한 명상길로 이어진 집 뒤안길 한 바퀴를 도는 것. 그 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낮은 식물들을 내려보다 보면 마치 꽃 향기 속에 깃든 선녀 같은 마음이 포근하게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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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콜정원
‘랄콜’이라는 이름에 담긴 언덕의 이야기 - 전시·판매 공간이자 휴식처 처음에는 ‘랄라콜린’이라는 이름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새로운 이름을 고민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랄콜’이라는 간결한 단어가 탄생했다. “콜린(Colline)”이 프랑스어로 ‘언덕’을 뜻하듯, 랄콜정원은 언덕 위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지향한다. 방문객들은 이 작은 언덕 같은 곳에서 커피와 함께 일상의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싱그러운 녹색과 꽃향기 속에서 여유를 되찾는다. 가장 애착이 가는 큰 나무 아래 그늘 - 실내와 실외를 잇는 색의 하모니 랄콜정원의 주인장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공간은 크고 푸른 나무 아래에 놓인 의자가 있는 자리다. 단단한 나무가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아, 누구든 그 아래 앉아만 있어도 편안함이 스며든다. 특히 뜨거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어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겨울철에도 주목나무와 소나무 같은 상록수들이 초록빛을 이어가며, 잠시나마 계절의 메마름을 잊게 해준다. 그 나무 한 그루가 주는 평온함은 정원 전체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카페 내부는 핑크와 그린 컬러가 주를 이루어, 식물이 가득한 실외 정원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이 색상 조합은 고속도로 유도선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핑크의 따뜻함과 그린의 생동감이 조화를 이루었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외부의 경계는 사라지고 원색의 자연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럽 광장을 닮은 포토 스팟의 매력 야외 테라스에는 유럽풍의 분수대와 빨간 벤치, 공중전화 부스가 배치되어 있다. 마치 고즈넉한 유럽 광장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풍경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 SNS 속 감성 사진의 주인공이 되는 건 시간 문제. 정원을 구성할 때부터 손님들이 그저 커피만 마시고 가는 것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하고 가길 바랐다는 주인장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유 랄콜정원에서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실외 공간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 실내 입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넓은 야외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잔디를 거닐고, 자연을 만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앞으로는 반려동물 전용 공간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니, “함께라서 행복한 순간”을 더욱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계절을 가꾸는 정원, 그리고 핑크뮬리의 꿈 정원주는 핑크뮬리 같은 계절별 꽃들을 심어 정원의 화사함을 더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리가 쉽지 않아도 “계절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들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봄에는 화사한 꽃들과 함께, 가을에는 핑크빛 물결을 이루는 핑크뮬리가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사계절을 아우르는 랄콜정원의 변신은 계속될 예정이다. 정원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 - 자연 속 쉼표를 찾고 싶다면, 랄콜정원으로 랄콜정원을 운영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사람들이 “여기서 일상의 쉼표를 찍는다”고 말할 때라고 한다. 여름이면 잔디를 정성스레 손질해 내는 작은 수고로움에서 커다란 성취감을 느끼고, 겨울이면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가 주는 위안에 기뻐한다. “정원을 가꾸고 싶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부터 시작하라”는 주인장의 조언도 놓치지 말자. 정원 속 작은 변화들을 즐기는 것이 정원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며, 그것이 결국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커피 향 가득한 카페 내부에서의 핑크와 그린의 조화, 문을 열고 나오면 탁 트인 전경과 푸른 정원, 그리고 “오늘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유럽풍 포토존의 낭만이 있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멈추지 않고 살아 숨 쉬는 랄콜정원의 계절감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자연에 기대어 쉴 수 있는 온전한 휴식을 선물한다. 자연을 닮은 따스함과 낭만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나무 이파리가 흔들리는 소리, 꽃들이 피어나는 소리까지 들려올 것만 같다. 느긋하게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싶다면, 지금 바로 랄콜정원으로 떠나보자. ‘힐링’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장소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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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가(花林家)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 : 꽃나무에서 시작된 정원 사랑 - 꽃 화(花), 숲 림(林), 그리고 집 화림가의 주인은 꽃나무를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작은 식물에서 시작된 관심은 언젠가 “나만의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졌고, 부모님도 식물을 좋아하시는 집안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꽃과 나무를 삶 속에 들이게 되었다. ‘화림가’는 집을 지을 때부터 사용해 온 이름이라고 한다. 주인장은 꽃과 숲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소망을 담아 10년 전부터 하나둘씩 정원수를 심어가기 시작했다. “그저 ‘나무를 몇 그루 심는다’가 아니라, 이 공간에 ‘특이한 나무’를 들이려는 의욕도 남달랐죠.” 그 덕분에 지금의 화림가는 단순한 주택 정원을 넘어, 풍성하고 다채로운 숲 같은 모습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 - 정자와 그 사계절을 담은 자연스러운 주변 경관 화림가에서는 정자 주변이 방문자의 눈길을 끈다. 한때는 연못까지 있었지만, 관리의 어려움으로 수련 화분을 땅속에 심어 연못을 대신했다고 한다. “비록 연못은 사라졌지만, 정자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차 한 잔을 마시는 순간만큼은 이곳이 최고의 휴식처임을 실감하게 돼요.” 무엇보다 그 아늑함이 주인장에게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어주고 있었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는 주인장의 말처럼, 화림가의 정원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고 한다. 봄에는 연둣빛 새싹과 알록달록 피어나는 꽃들이,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황금빛 단풍이, 겨울에는 차분한 가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것이 화림가의 매력이라고. 식물이 지고 나면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해 다시 피어날 것을 기대하면서, 설렘을 이어가는 것이 정원 생활의 묘미라고 한다. 정원에서 얻는 장점 - 치유와 행복 물을 머금는 식물들은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순간 우리 역시 마음이 한 뼘 더 자라난다는 주인장. “잡념을 떨쳐내고 물 주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어느샌가 마음속 근심도 함께 씻겨나가는 것만 같죠. 노동이 들어가지만, 잡념을 비울 수 있어요”라는 주인장의 말처럼, 정원 일은 힘들 수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힐링의 과정이다. 다가올 미래 : 꽃동산으로 거듭나는 화림가 앞으로 화림가가 꿈꾸는 모습은 “누구나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꽃동산”이라고. 현재 마당 한편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를 더 풍성하게 가꿀 계획이라고 한다. 정원의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움을 공유할 수 있을 테니, 머지않아 ‘화림가’는 소문난 힐링 스팟이 될지도 모른다. 가장 좋아하는 순간 - 새싹이 돋고 연둣빛이 반짝일 때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조금 더 섬세하게 느껴진다. “새싹이 돋고 연둣빛으로 물드는 순간, 마음이 두근거리죠.” 주인장은 이 순간을 정원에서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식물 하나하나를 돌보고 물을 주는 매 순간, 조그맣게 돋아나는 잎들을 발견하는 순간에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정원 활용 방식 - 전시·판매 공간이자 휴식처 화림가는 유럽수목, 정원수, 조경수를 판매하는 정원수 편집샵이면서, 이국적인 녹음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하다. 외래종 식물 120여 종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고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잔잔한 낭만이 스며든다. 이미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장소인 화림가의 정자나 그늘에서 싱그러운 꽃향기를 마시고 있으면, 마치 자연과 한데 어우러진 듯 고요한 평온에 잠길 것이다. 땅이 아닌 화분에 담아낸 아름다움 화림가 곳곳에 놓인 화분들은 주인장의 독특한 취향을 엿볼 수 있는 포인트다. “올리브 같은 식물은 화분에 심었을 때 더 멋스럽죠.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화분으로 활용하기도 해요.” 땅에 바로 심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고, 물 주기와 관리 측면에서도 화분만의 장점이 있다고 한다. - 철저한 계획과 작은 것에서 채워나가는 재미 주인장은 오랜 시간 정원을 가꾸면서 “계획 없이 심어 놓으면 나중에 옮기기 어려워진다.”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처음부터 무작정 나무를 심기보다는, 좋아하는 색감과 형태를 미리 그려놓고 시작해 보세요.” 라고 조언한다. 정원은 서두르기보다 하나씩 배워가며 성장해 나가는 긴 여정임을 깨닫게 된다. 계절의 흐름을 고스란히 품고, 꽃과 숲이 함께 머무는 ‘화림가’. 이곳에선 작은 새싹 하나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기쁨이 되고,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이 긴 여운을 남긴다. 언젠가 이 정원이 더 많은 사람을 품게 될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화림가의 주인은 부지런히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며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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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ing garden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 : 흙과 식물, 그리고 마음의 쉼표 - 내면의 씨앗을 심어준 정원 정원을 가꾸는 일은 단지 눈에 보이는 풍경을 아름답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작은 씨앗을 심어,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치유와 성장을 이끌어낸다. 주인장은 부모님께서도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걸 좋아하셨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예전부터 식물을 기르는 걸 좋아했어요. 사업 스트레스를 식물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죠.”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식물을 돌보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치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이름에 담긴 우아함 - ‘모네의 정원’에서 받은 영감 ‘블루밍가든’이라는 이름 뒤에는 사연이 숨어 있다. 마치 모네의 정원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담아낸 듯,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생생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주인장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모네의 정원 그림을 보고 깊은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 그림을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흐드러진 야생화들이 피어있는 꽃밭이 떠올랐죠.”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블루밍가든’이 탄생했고, 이곳은 이제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다리로, 방문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안식처를 선사하고 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 : 팜파스가 흔들리는 여름 정원 블루밍가든 안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감을 발하는 곳은 바로 거대한 갈대, 팜파스가 심어진 공간이다. “여름에는 팜파스가 정말 에너지가 넘쳐요. 지금(겨울)은 볼품없어도 공을 많이 들였죠.”라는 주인장의 말처럼, 식물도 사람도 생장기와 휴지기를 거쳐 더욱 풍성해진다는 자연의 순리를 잘 보여준다. 실내의 작은 화분부터 야외의 대담한 팜파스까지, 이곳의 모든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 자체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자연스러움에 집중한 정원 꾸미기 포인트 - 억지가 아닌 자연 있는 그대로의 피어오름 “요즘 유행하는 코티지 가든처럼, 억지로 꾸민 게 아니라 내추럴한 정원을 추구해요.” 정원이라 하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떠오르기 쉽지만, 블루밍가든의 매력은 ‘자연 그대로’의 피어오름을 존중하며 식물 본연의 생태적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흐르는 듯한 모습이 방문객들에게 더욱 큰 편안함을 선사한다. 치유와 휴식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 - 다양한 문화 활동을 꽃피우는 Blooming garden 블루밍가든은 단순한 카페와 정원을 넘어, 치유와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힐링과 경험을 통한 휴식을 제공하고자 프리마켓, 유아 미술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죠.” 라고 주인장은 말한다 희귀 식물부터 마이크로 가든까지 - 확장되는 초록의 즐거움 이곳에는 관엽식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희귀식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알로카시아나 필로덴드론 같은 식물들이 특히 인기에요. 잎 한 장이 몇 만 원에서 몇 백만 원까지 하기도 하죠.”라는 이야기는 희귀 식물이 가진 높은 가치와 희소성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블루밍가든의 주인은 더 나아가 작은 규모의 정원을 뜻하는 마이크로 가든 등 새로운 식물 아이템을 도입하여, 실내에서도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꿀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누구든 편안히 머무를 수 있는 포용의 장 대형 카페처럼 ‘크기’로 사람을 압도하기보다는, 들어서는 순간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분위기를 지향하는 블루밍가든. “노키즈존, 노펫존 등 NO라는 말이 많아진 요즘, 저희는 모든 이들에게 YES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라는 주인장의 말처럼 아이부터 노인, 반려동물을 동반한 가족까지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따뜻한 공간. 이처럼 열린 마음과 포용적인 접근은 방문객들이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미래를 향한 꿈 - 치유 가든과 모두를 위한 클래스 언젠가 치매 환자나 노령 사회를 위해 치유 가든을 조성하고, 아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식물을 만지고 가꾸는 클래스를 기획하고 싶다는 주인장. “작은 싹이 날 때의 기쁨은 정말 큽니다. 정성을 들인 만큼 보람이 크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라는 바람 속에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자라나며 행복해지는 공간을 이루고자 하는 진심 어린 열망이 담겨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쑥쑥 뻗어가는 뿌리처럼, 블루밍가든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더 넓고 깊게 번져갈 것 같았다. 꽃과 사람, 잎과 마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블루밍가든에서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와 안식’을 몸과 마음으로 느껴보는 건 어떨까? 블루밍가든은 그저 한 공간을 넘어,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평화를 전하는 특별한 장소로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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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골뜨락
“들어가는 길, 솥골뜨락의 첫인상” - 바람개비와 귀여운 강아지 겨울 햇살이 아늑하게 퍼지던 어느 날, 작은 마을의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솥골뜨락’을 찾았다. 입구에 다다르자 귀여운 리트리버가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맞이해 주었다. 정원의 끝자락에 빼곡히 서 있는 나무들은 울타리 대신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 그 자체로 환영의 의미를 전했다. 형형색색 바람개비들이 바람에 살랑이며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여기가 바로 솥골뜨락입니다!”라고 환하게 인사하는 듯해 마음 한 켠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정원 이야기 - 솥골뜨락, 이름에 담긴 정원의 의미 정원 안으로 들어서자, 주인 부부가 환한 미소로 따뜻한 차 한 잔을 내밀며 맞이해 주었다. 마치 오래전 부터 알고 지낸 이웃처럼 친근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울 아파트 생활을 뒤로하고 지방으로 내려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꽃과 나무로 가득한 정원을 가꿀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무성하던 땅에 하나둘 씨앗을 심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부부만의 소중한 쉼터로 변해갔고,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이 정원은 그들의 삶에 깊은 의미와 평화를 더해주고 있었다. 솥골뜨락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솥처럼 둥글다 펼쳐진 옛 지명 ‘솥골’과 정원을 뜻하는 ‘뜨락’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단순하지만 우리 정원의 따뜻한 분위기를 잘 담고 있죠.”라는 부부의 말처럼, 이곳은 사계절 내내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정성이 어우러져 그 자체로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름처럼 ‘솥골뜨락’은 자연의 품에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따뜻하고 소박한 공간이다. 온실 : 사계절 내내 느끼는 생동감 정원 한켠에 자리한 온실은 부부가 가장 애착을 두는 공간이다. “겨울에도 식물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온실의 매력이죠.”라는 부부의 말처럼, 온실은 눈 덮인 바깥 풍경을 뒤로하고도 생강 유자차를 마시거나, 꽃과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기쁨이 계속 이어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전해지는 싱그러운 기운은 솥골뜨락에 생동감과 따뜻함을 더해주는 소중한 원동력이 되어 사계절 내내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작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솥골뜨락의 봄,여름,가을,겨울 - 계절마다 피어나는 정원의 매력 정원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봄이면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개해 가장 화사하고, 여름에는 푸른 녹음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가을이면 낭만적인 색감이 정원을 물들이고, 겨울에는 온실 속 푸른 싹이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아침에 눈을 뜨면 마치 펜션에 온 듯해요.” 라는 부부의 말처럼, 이 정원은 매 계절마다 그 자체로 특별한 여행지처럼 다가온다. ‘솥골뜨락’은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매 순간 지닌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 안에서 새로운 기쁨과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꿀벌과 함께하는 새로운 도전 - 정원의 새로운 친구, 꿀벌 최근 부부는 정원에 꿀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한창이다. 정원 뒤편에 마련된 양봉 시설은 곧 허가를 받을 예정이며, 그들의 정성 어린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다. “꽃이 가득한 정원에서 꿀벌이 열심히 일하면, 자연도 더욱 풍성해지고 우리가 얻는 꿀을 이웃과 나누는 기쁨도 클 것 같아요.” 주인의 말처럼, 꿀벌은 단순한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 정원과 자연의 순환을 깊이 이해하고 이어주는 소중한 친구가 될 것이다. 꿀벌의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서 정원은 더욱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부부의 정원이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정원이 전해준 선물, 그리고 다가올 계절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려 할 때, 부부는 정성껏 직접 키운 작은 난 화분을 내밀었다. “이 작은 식물도 집에서 잘 자랄 거예요. 우리 정원의 마음도 함께 가져가세요.”라는 따뜻한 말과 함께 전해진 난 화분은, 솥골뜨락이 품은 사랑과 부부의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솥골뜨락은 오늘도 그렇게,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따뜻한 공간으로 살아 숨 쉬며, 매 순간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정원의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서 부부의 정성과 사랑이 매일 새롭게 피어나고, 그곳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특별하고 성장하는, 따뜻한 장소로 남아 있다. 서울의 분주한 아파트 생활을 뒤로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로 발걸음을 옮긴 부부는, 작은 땅에 씨앗을 심으며 정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나둘 자라나는 식물들과 함께 부부의 손길로 정원은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쉼터로 변모했다. 이제는 꿀벌이 찾아올 만큼 생명력 넘치는 솥골뜨락은,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처럼 부부의 삶도 더욱 풍요롭고 빛나게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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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원(松林園)
겨울 햇살이 은은하게 퍼지던 날, 송림원을 찾았다. 담장 위로 타고 가는 백화등을 보니 하나의 작품이었다. 아담한 정원에는 소나무와 봄을 알리는 매화꽃 나무 정원수들이 가득하며 정원석 또한 운치가 있었다. 마당 한 켠의 작은 비닐하우스 앞에서 마주한 주인 아저씨의 따스한 환대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사람의 온기를 전해주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다양한 분재들이 봄을 기다리며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고, 몇몇은 바깥에서 겨울 햇살을 조용히 누리고 있었다. 정원은 차분한 겨울의 고요한 숨결을 품은 채, 다가올 새로운 계절의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미묘하고 아름다운 공존이 송림원을 한층 더 특별하게 빛내주었다. 왜 “송림원”인가요? - 나무와 돌에 대한 끝없는 관심과 사랑 나무와 돌을 유독 좋아하던 그는, 사진작가로 전국의 수많은 정원을 누비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이사를 계기로, 오랜 시간 간직해온 분재 취미를 다시금 꽃피우고자 마음먹었고, 그 열망은 마침내 ‘송림원’이라는 특별한 정원으로 탄생했다. 그의 호 ‘송원(松原)’과 ‘수풀’을 의미하는 ‘林(림)’ 이 합쳐진 이름은 정원을 향한 그의 깊은 꿈과 애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송림원은 자연을 향한 그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이 깃든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애정이 담긴 손길 - 분재에 대한 주인의 정성 정원을 둘러보니, 겨울이라 밖에 나와 있는 분재는 많지 않았다. 주인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 분재들이 항아리와 돌 위에 놓여 아주 멋진 풍경을 만들어줘요”라며 아쉬움 섞인 미소로 설명했다. 비닐하우스 안은 그의 보물처럼 아끼는 분재들로 가득 찼고, 입구에 정리된 밀짚모자와 도구들은 오랜 세월 정성을 다한 그의 손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분재와 상생하는 “이끼” - 이끼는 분재를 가꿀 때 정말 중요한 역할 비닐하우스 옆, 작은 마당 한 켠에는 촉촉하게 자라는 이끼 판이 놓여 있었다. 주인은 “이끼가 적정 습도를 유지해주고,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돕는답니다.”라며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작은 이끼 하나하나에 깃든 그의 세심한 관리와 정성이 송림원의 분재를 더욱 건강하고 아름답게 빛나게 하고 있었다.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 - 주인의 애착있는 진백나무와 소나무 분재 겨울이라 초록이 귀한 정원에서도, 진백나무와 소나무 분재는 여전히 싱그러운 빛을 머금고 있었다. 주인은 “진백나무는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작품이에요. 본래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게 분재의 핵심이죠”라며, 나무마다 자연스러운 색과 결을 유지해온 과정을 자랑스레 이야기했다. 그의 손길이 닿은 분재들은, 시간이 빚어낸 예술작품처럼 그 자리에 고요히 서 있었다. “보약보다 더 좋아요” 정원을 돌보는 일은 그에게 창작 활동과 같다.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편안함이 퍼져나가는 그 순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어떤 보약보다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정성 어린 손길과 평화로운 기운은 송림원의 곳곳에 스며 들어,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스하게 감싸안아준다. “직접 자문해드려요” - 개인정원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송림원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작품이자 삶의 이야기가 그대로 스며 있는 공간이었다. 계절마다 변하는 나무들의 모습은, 주인의 정성과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송림원에 오시면 제가 가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눠드릴게요.” 그의 말처럼, 송림원은 교감과 나눔으로 더 깊어지고 있었다. 나무와 사람의 깊은 교감을 느낄 수 있는 곳 - 개인정원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겨울 햇살 속에서 고즈넉이 자리한 송림원은, 마치 자연의 품 안에 안긴 듯 천천히 숨 쉬고 있었다. 분재를 가꾸고 돌을 다듬어온 주인의 오랜 열정이 담긴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은 비닐하우스 안에 머무른 분재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지만, 소나무와 진백나무가 겨울 햇살 아래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으며 정원의 생기를 이끌고 있다. 이끼 하나까지 세심히 돌보는 주인의 손길은 송림원을 단순한 취미 공간이 아닌, ‘삶의 무대’로 빛나게 한다. 삶의 철학과 자연의 조화를 담은 특별한 장소 송림원의 이야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계절에 따라 새로운 옷을 입는 나무들과 그것을 정성껏 손질해 예술로 만들어가는 주인의 열정이 조화가 어우러져 이곳은 수수한 자연 속에서 한 사람의 철학을 담은 특별한 장소로 기억된다. 정원을 떠나는 순간조차 아쉬움이 남는 건, 그 따뜻한 온기와 깊은 교감이 오래도록 마음에 스며들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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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봄
은퇴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는 노부부는 단순한 쉽을 넘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정원을 꿈꿨다고 한다. 정원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치유와 따뜻함을 선물하며, 그들의 마음속에도 작은 봄을 심고 싶다는 깊은 소망을 담았다. 이름에 담긴 이야기 "정원을 위한 모든 준비가 9월에 끝났답니다. 나무를 심고 정원 오픈 준비가 끝난 그 순간, 저희 마음엔 그때의 기쁨이 영원한 봄으로 남아 있죠." ‘9월의 봄’이라는 이름은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보통 사람들은 봄을 3월이나 4월로 생각하지만, 노부부의 봄은 9월에 피어났다. 모든 준비를 마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9월, 노부부는 그 특별한 순간을 ‘봄’이라 이름 붙였다. 정원에 담긴 철학과 목표 "밖에서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안으로 들어서면 경이로움이 펼쳐지는 정원. 그런 마법같은 정원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노부부는 정원을 꾸미며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움을 중요하게 여겼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식물을 심고 세심하게 소품을 배지하며 정원을 가꿨다. 노부부의 목표는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을 넘어, 비밀스러운 매력을 간직한 특별한 정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9월의 봄' 정원의 보석들 - 목화와 한라봉 나무 정원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포근한 목화와 싱그러운 한라봉 나무다. 목화는 노부부의 며느리와 얽힌 사연으로 한층 특별하다. 결혼식 날 선물로 준 작은 씨앗이 화분에서 자라,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에는 따뜻한 마음이 스며 있다. 목화의 꽃말인 ‘엄마의 사랑’처럼, 정원의 구석구석에 노부부의 정성과 애정이 담겨 있다. 제주도에서 직접 공수해 온 한라봉 나무는 겨울의 정원에 따뜻한 생기를 불어넣고, 방문객들에게도 환한 웃음을 선물하는 보석 같은 존재다. 겨울에도 작은 귤빛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에서 노부부의 정성과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작은 열매들이 겨울 풍경의 아름다운 포인트가 되어 정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작업실과 갤러리, 노부부의 또 다른 세계 - 가장 사랑하는 공간 작업실 겸 갤러리는 노부부가 가장 애정을 쏟는 공간이다.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부터, 방문객과 예술로 소통하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소중하다. 젊은 손님들이 자주 찾는 이곳은 정원의 ‘핵심 무대’이자 노부부의 창작 의지가 깃든 중심이다. 정원 곳곳에 흐르는 부드러운 바람, 목화 솜처럼 포근한 이야기, 그리고 작업실 한가득 채운 예술의 기운이 어우러진다. 마치 잡지 속 한 페이지를 넘기듯, 이곳을 거닐다 보면 마음속에 오래 남을 감동을 얻게 된다. 자전거 도로와 반려동물 손님을 위한 배려 정원 옆으로 난 자전거 도로 덕분에 라이더들이 자주 찾아온다. 노부부는 자전거 거치대를 마련해 안심하고 자전거를 맡길 수 있도록 배려했고, 무더운 여름날엔 안장을 그늘로 옮겨주는 세심한 손길까지 더했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 담긴 노부부의 따뜻한 마음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도 특별하다. 야외에서는 자유롭게 뛰놀 수 있지만, 실내로는 품에 안고 들어와야한다는 규칙은 서로의 편안함을 지키기 위한 노부부의 세심한 배려다. 그 작은 배려 속에서, 노부부의 정성과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며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하고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노부부의 마음은 방문객들의 가슴에 깊이 남는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 - 손님들의 따뜻한 미소와 너그러운 이해 노부부에게 첫 손님이 방문 한 날은 언제나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겨울에 문을 연 첫날, 세 명의 손님이 조심스레 들어섰고 노부부의 마음은 어린 아이의 첫 발표를 앞둔 듯 떨리고 두근거렸다. 하지만 손님들의 밝은 미소와 따뜻한 반응은 노부부에게 큰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다. 이어, 단체 손님을 맞이했을 때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손님들의 너그러운 이해와 격려 덕분에 노부부는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손님들과 나누는 소소한 일상과 따뜻한 소통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정원을 꿈꾸는 이들에게 - 자신만의 속도와 느림의 미학 노부부는 나무가 가진 본연의 특성과 성질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삽목을 통해 직접 키워보는 작은 시도들이 정원을 천천히 가꾸는 기쁨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한 번에 큰 비용을 들여 완성하기보다는,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그 과정을 쌓아가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나무와 사람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정원의 매력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개인 정원 선정 후의 변화 - 실망시키지 않는 노력과 책임감 진주시 개인 정원으로 선정된 후, 노부부는 방문객들 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겠다는 책임감을 깊이 느꼈다고 한다. 이 마음은 정원을 더욱 정성스럽게 가꾸고 꾸준히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누군가 이곳을 찾아 힐링과 감동을 느낄때, 노부부는 또 다른 목표를 품게 된다. 작은 변화들이 모여 더 큰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이 정원에서, 노부부는 자신도 모르게 한층 더 아름다운 꿈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음 따뜻한 노부부의 정원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노부부가 살아온 세월과 사랑이 온전히 담겨, 마치 특별한 작품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겨울에도 봄처럼 설렘을 전하는 이 공간에는 ‘9월의 봄’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숨 쉬고 있었고, 이름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정원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추위 속에서도 마음을 환하게 피어나게 만들었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노부부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온기를 선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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利美地(image)
이미지 정원이라는 이름에는 본래의 뜻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Image’ 의 사전적 정의 중 하나인 ‘그림’을 연상케 할 정도로 나무와 꽃들이 정갈하면서 깔끔하게 배치된 모습이 인상적인 정원이다. 정원으로 쭉 늘어져 있는 나무들이 정돈된 모습은 마치 서로의 모습을 마주 보며 서 있는 거울처럼 ‘깔끔하다’라는 말을 단순히 글자가 아닌 어떠한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정원이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렇게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으로 또 다른 마음의 평화와 힐링을 가져다주는 ’이미지‘ 정원의 박도자 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원을 깔끔하게 꾸미고자 하는 이유와 자연에서 느껴지는 힐링의 근원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와 이름의 유래 A. 어릴 때부터 동물보다 식물을 좋아했습니다. 집에서도 애완동물을 키우기보다 화분을 가꾸는 것을 더 즐겼고요. 그 성격이 그대로 이어져서 텃밭을 가꾸는 취미를 갖다가 점점 정원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자연과 정원은 항상 사람에게 각종 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로우며 아름다운 땅이란 뜻으로 이미지(利美地) 라고 지었습니다. Q. 정원 아이템 중 가장 애착이 있는 것과 가장 신경 쓴 포인트 A. 은목서와 배롱나무가 가장 대표적이고 애착이 가는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은목서는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간직한채 굳건히 서 있으면서 가을이 되면 하얗게 꽃을 피워 온 정원에 진한 향기로 가득 채워 준답니다. 그리고 배롱나무는 여름내내 화사한 붉은 꽃을 피우니 초록잔디와 에머랄드그린 울타리와 잘 어울리며 수려한 바위들과도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Q. 정원 조성이 가진 장점은? A. 나만의 작은 생태계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원을 가꾸다 보면, 어느 새 모든 자연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사랑하게 된다는 점에서 정원 가꾸기는 자연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입문법인 것 같습니다. Q. 정원 조성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 A. 지금은 저 혼자서 독학으로 모든 과정을 해내왔지만, 앞으론 더 많은 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원에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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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석원
투박해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는 자연의 선물이라면 돌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특히나 돌은 선사시대부터 인간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할 만큼 긴 역사를 지닌 자연의 요소 중 하나이다. 이렇게 긴 시간을 품을 수 있는 돌들처럼 소석원 또한 40여 년의 긴 역사를 지닌 정원이다. 하나만 있을 때는 보잘것 없는 돌들이 여러 개가 뭉쳐 하나의 거대한 장관을 이루어내는 모습처럼 이 정원의 시작도 처음에는 거창하지는 않았으나 세월이라는 돌들이 쌓여 지금의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돌을 사랑하는 ‘소석원’의 전봉기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빠름이 아닌 느림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 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움, 정원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든 계기와 이름의 유래 A. 연이은 사업실패에 인생을 방황하던 중 식도협착증으로 건강까지 잃고 죽을 생각으로 들어왔던 이곳 집협산에서 여생을 시작했습니다. 진흙 길을 걷기 위해 징검다리를 놓고 밥을 먹기위해 돌 식탁을 놓다 보니 돌집이 완성되었고, 그렇게 집이 완성되면서 건강까지 차츰 되찾았습니다. 명석면은 원래 돌이 많은 지역이고, 임진왜란 때 진주성을 짓기 위해 이 곳의 돌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돌들이 운다고 해서 명석(鳴石)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반대로 제 건강을 되찾아준 돌이 웃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석(笑石)이라고 지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 A. 샘물입니다. 소석원이 위치한 곳은 산중이라 물이 귀합니다. 지금은 지하수도 있고, 상수도도 있지만 소석원이 조성될 당시에는 먼곳 수원지 샘터에서 끌어온 샘물이 유일한 생명수 근원이었답니다. 지금도 샘물에 물이 마르지 않고 나올때 마음도 넉넉해 진답니다. Q. 꾸미는 과정에서 생각한 포인트 A.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그 날 여건을 따라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급하게 만들려 했다면 정원이 만들어 지기 전에 몸이 먼저 상했을 것입니다. Q. 정원 꾸미기의 장점 A. 지금도 정원을 꾸미고 그 속에서 생활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삶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돌에 쓰여진 문구는 어디에서 영감을? A. 돌들에 새긴 글귀는 돌로 정원을 만들다 보니 나그네 같은 내 인생의 감상들이 돌로 된 정원이 주는 감상과 연결되어서 생각나는 대로 돌에 써본 것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하고 싶은 말 A. 내 건강을 살피듯이 이 정원을 잘 살피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위로와 평화를 느껴 자기 삶에 새 힘을 내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바로 정원 꾸미기에 도전해 보세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작은 것 하나 부터 가꾸고 다듬어 가다보면 멋진 인생을 남기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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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그리노
‘페레그리노’ 는 다른 어떤 꽃보다 장미꽃에 집중한 것이 특징인 정원이다. 장미는 기독교에서 그리스도의 피에서 유래된 꽃이며 '은총', '자선', '순교' 를 의미하기도 하며, ‘페레그리노’ 라는 정원 이름이 ‘순례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페레그리노'는 지금까지 방문한 그 어떤 곳보다도 이름부터 꽃의 선정까지 컨셉이 매우 뚜렷한 정원이라 할 수 있겠다. ‘페레그리노’ 김규리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이유로 장미를 집중적으로 가꾸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정원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과 역사를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든 계기와 이름의 유래 A. 나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이 원래 나의 꿈이었고 로망이었다. 은퇴 후에 조그마한 갤러리를 하나 가지고 싶어 지금의 정원이 있는 땅을 8년전에 구입하였고 재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정원을 건설하면서도 내가 계획하고 있는 컨셉이랑 정원의 구조를 계속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있었고 지금의 정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페레그리노’ 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순례자’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정원을 가꾸는것도 우리 인생의 순례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사실 정원을 붙일 이름을 여러 가지 찾기는 했는데 정원 안에 갤러리도 있고 해서 너무 가벼운 이름 보다는 좀 진지한 뜻이 담겨있는 정원 이름이 어울릴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Q. 정원을 꾸밀 때 제일 강조한 포인트 A. 유럽 스타일 정원을 겨냥하고 꾸몄기 때문에 당연히 장미가 제일 핵심 포인트이다. 그렇기에 가끔씩 방문하는 사람들이 유럽 정원 같다고 이야기 할 때 뭔가 내가 원했던 정원의 컨셉을 알아봐주는 것 같아서 뿌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Q. 정원을 꾸밈으로서 생기는 장점 A. 사실 정원을 꾸미는게 내 만족을 위해 꾸미는 것도 있지만 이런 땅을 만지고, 나무를 심고, 식물을 이렇게 보살피게 되면서 느끼는 건 사람들과의 소통도 좋지만 식물들과의 소통을 통하면서 식물들이 이런 보살핌에 대한 답을 줄 때, 그런 점이 정원을 가꾸는데 있어서 장점이나 큰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유리온실이 특히 눈에 띈다. A. 사실 정원에 유리 온실을 두는 것이 개인적인 로망 중 하나였다. 지금도 유리 온실은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데 월동이 안되는 식물들을 유리 온실로 옮겨서 내년 봄까지 가꿀 수 있고 가끔씩 지인들이랑 유리 온실에서 식사도 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건물 중 하나다. 꼭 집안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야외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온실이 있다는게 참 좋은 것 같다. Q. 카페 내 전시관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A. 사실 미술쪽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이것도 애초에 정원 및 건물을 건축하면서 계획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처음 정원을 가꾸기 시작할 때부터 ‘정원이 있는 갤러리’를 목표로 잡고 가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갤러리는 딱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가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며 사람이 제일 많이 정원에 방문하는 5월에는 내년, 내후년까지 이미 전시를 원하는 작가분들의 그림이 풀로 예약이 꽉 차있을 정도다. Q. 정원이나 원목과 같은 자연분위기의 장점 A. 요즘 ‘힐링’ 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굳이 힐링이란 말을 안 쓰더라도 자연과 정원에서 오는 위로와 위안 그리고 치유 같은 것들은 식물이 자라면서 꽃을 보여주고 또 겨울이 되면 얘네들이 동면에 들어가서 봄 되면 또 올라오고, 이런 것들을 관찰하고 만지고 하는 것 자체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을 주는 요소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목표와 하고 싶은 말 A. 아직까지 별다른 목표는 없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직 내가 접해보지 못한 식물들을 한번 심어보고 싶다. 아무것도 없이 이루어지는 정원은 없다고 생각한다. 땅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정원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내가 어떠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나의 성향이 어떤지,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뭘 하고 싶은가에 대해 가지고 있어야지만 정원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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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구천 산나물정원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식문화를 하나 꼽으라면 나물이 아닐까 싶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산이 많고 청명해 산나물과 들나물이 매우 발달했는데, 제철 외에도 나물들을 여러 방식으로 건조하여 작물이 자라나기 힘든 계절에 건조해둔 나물들을 불려 사시사철 밥상에 올라온,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진주구천산나물정원’ 은 이런 나물을 핵심으로 하여 조성된 아주 특이한 정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꽃이나 나무들에 비해 투박 할지라도 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식’을 해결해주는 나물이야 말로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닌가 한다. 어느덧 전국 최대 규모로 성장한 ‘산나물정원’의 성창곤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나물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더 알릴지, 장차 목표는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든 계기와 이름의 유래 A. 원 목표는 수목원 조성이었으나 작은 산나물 정원으로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개인이 이 정도의 큰 규모로 여러 종류의 산나물을 재배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 나만의 가장 큰 특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를 이름으로까지 연결시켰다. Q. 가장 애착이 있는 포인트 A. 산나물 재배단지 경작지 경계를 자작나무 둘레길로 조성했는데, 산나물을 키우던 중에 나 또한 자주 휴실을 위해 이용하는 만큼 가장 애착이 가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산나물 외에도 여러 종류의 관목과 화훼류가 조성되어 있으니, 함께 구경해보시길 권한다. Q. 다른 정원과 다르게 산나물을 선택한 이유 A. 개인 정원으로 꾸며진 많은 종류의 산나물로 꾸며진 정원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국내에 자생하는 많은 산나물을 일반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설명해 알려주고 싶었고, 단순히 나물이 먹기 위한 식물일 뿐이 아닌 자연의 일부로서 하나의 경치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Q.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나물이 있다면? A. 우리나라 최고의 산나물 들매나무순과 미나리과의 한 종류인 영아자 나물과 꽃을 많은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 외에 산나물은 국화과나 미나리과로서 식용뿐만아니라 꽃도 매우 아름답다. Q. 앞으로의 목표와 하고 싶은 말 A. 현재 산나물 정원을 테마로 한 수목원 조성을 진행 중인데 하루 빨리 멋진 모습으로 완성하여 여러분 앞에 선보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여러분도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후에 정원을 조성한다면 뚜렷한 테마가 엿보이는 멋진 정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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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숲정원
이번 2023년 선정된 개인 정원에는 종교 시설과 정원을 같이 운영하는 정원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 아래 이웃에 베풂을 실천하는 ‘한사랑숲정원’ 정원 또한 진양호공원에 소재한 ‘한사랑교회’에서 관리·운영하는 정원이다. 정원 이름처럼 마치 숲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원에 심어진 수많은 나무를 보고 있으면 마치 땅 아래 자연이 팔을 벌려 사람을 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광활하면서 포근한 인상을 주는 정원이다. ‘한사랑숲정원’ 이현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정원에 어떻게 반영하였는지, 이를 더욱 폭넓게 베풀기 위해 어떠한 계획과 목표를 가졌는지에 대해 유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정원의 이름 유래와 만들게 된 계기 A. 본 정원은 진양호공원에 소재한 한사랑교회의 정원으로 소나무 숲으로 둘러쌓여 있는 공간이다. 숲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분위기의 정원을 만들고자 하였는데, 진주시의 개인정원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적극적으로 정원을 가꾸게 되었다. 한사랑교회는 그리스도의 크신 사랑을 이웃에게 실천하는 교회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숲 속에 위치한 한사랑교회의 정원이라는 의미로 “한사랑숲정원”이라고 정하게 되었다. Q. 정원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A. 울창한 소나무 숲 그늘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숲 놀이나 숲 체험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넓은 잔디 정원은 관리상 어려움이 많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Q. 정원 조성에 가장 강조한 포인트 A.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인위적으로 꾸며놓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피어 있는 꽃과 나무들, 계절에 따라 맛볼 수 있는 과실수의 열매의 조화로움이 우리 정원의 포인트다. Q. 정원 꾸밈이 가진 장점은 A.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숲자라미 마을배움터”, “어린이날 가족놀이동산”, “어린이 캠프”, “학부모 차 교실”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Q. 종교 시설 내 정원을 운영하는 마음가짐 A. 교회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이웃을 위해 더 많은 섬김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진주시에서 지원하는 개인정원사업에 동참하여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몸과 영혼의 쉼터를 제공하고 싶다. Q. 앞으로의 목표와 하고 싶은 말 A. 4계절 자연스러운 꽃을 감상하고, 계절 따라 유실수 열매를 맛볼 수 있고, 숲을 배울 수 있는 숲 체험학교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개인 정원 지원 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면, 50년 후 진주시는 정원의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Q. 계획하고 있는 정원에서의 행사가 있다면? A. 2년째 진행 중인 진주시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어린이 숲 체험 활동과 청소년 봉사단 활동을 올해도 이어나가려 하고, 2024년 제 13회째를 맞는 어린이날 가족놀이동산을 통해 지역사회의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더 많은 행복과 기쁨을 나누어 주려고 한다. 또한 미국(휴스턴)에 있는 교회와 결연하여 숲정원 영어캠프를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한국인 2세는 영어캠프에서 봉사하며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진주시의 어린이들은 양질의 영어캠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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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암정원
내년이면 대한민국의 독립 8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듯 아픈 역사와 모진 풍파 속에서도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통해 우리나라를 지켜온 것처럼, 일암정원 또한 그 당시 수많은 이들의 독립에 대한 염원이 담긴 아주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그때의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지만 이런 흔적을 보존하여 훗날 후세들에게도 이러한 정신을 길이길이 알리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암정원’의 대표인 하현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립운동에 얽힌 일암정원에 대한 이야기와 과거 일암정원의 가슴 아픈 이야기까지 들어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Q. 정원 이름의 유래 A. 이곳 정원이 자리한 곳은 저희 조상이 600여년간 유림과 대지주로서 살아온 고향입니다. 그 중에서도 애국지사셨던 저의 증조부 “일암 하장환”선생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서 원래 만곡정원이었던 이곳의 이름을 일암정원으로 변경했습니다. Q. 정원을 만든 계기 A. 항일독립운동을 하신 애국지사의 후손으로 풍비박산이 난 집안의 외동아들이셨던 부모님은 생계와 자식 공부를 위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나, 제가 은퇴한 후 잊혀진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부모님께서 복원하신 본채만 휑하니 서있고 주변환경이 너무나 삭막하였고, 200여년 된 은행나무와 모과나무만이 외로이 자태를 뽐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애국지사 일암 선생의 항일독립운동정신을 영원히 기리며 특히 우리 자손들에게 오래 기억될 아름다운 장소로 만들어 보고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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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바위솔
보통 정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화려한 꽃과 나무들을 심은 풍경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생명이 그 근원을 땅에 두고 있듯, ‘이정 바위솔’ 정원은 이런 화려한 정원보단 여러 형태의 돌과 그 돌에서 자라나는 바위솔을 통해 고요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꽃이 가득한 정원보다 투박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정원을 수놓은 바위솔들이 마치 꽃처럼 활짝 핀 잎들을 뽐내며 이룬 모습은 다른 정원과 비교해봐도 꽃과 나무가 주는 매력과 다른 독특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정바위솔’ 이서연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이유로 수많은 식물 중에서 바위솔을 선택했는지, 정원 이름 선정에 관한 이야기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Q. 정원에 대한 소개 A. ‘이정바위솔’은 이씨 성인 저와 정씨 성인 남편에서 각각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 3년간 외출이나 외부인과의 접촉이 제한되다보니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자연히 집 안에서 가능한 취미에 시선이 돌아가게 된 것이 정원 조성의 시작이었습니다. 또한 교통사고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을마다 무거운 화분들을 들어서 실내로 넣고 봄에 바깥으로 내는 일이 힘들어서 화분이 필요 없는 노지 월동이 잘 되는 식물로 야외정원을 바위솔로 꾸미게 된 것 또한 정원 이름에 ‘바위솔’이 들어간 이유 중 하나입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 A. 진주 지역에서 자생하는 바위솔인 진주바위솔 동산을 별도로 꾸민 부분이 특히 애착이 갑니다. 정원 이름에도 바위솔이 들어간 만큼, 튼튼하고 잘 자라며 보기에도 예뻐 지금도 키울 식물을 잘 골랐다고 생각합니다. Q. 정원에서 가장 강조한 포인트 A. 택지 내 정원이다보니 부지가 넓지 않아 큰 정원수보다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곁들이려 노력했습니다. 저희 정원을 탐방한 후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는 정원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른 분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Q. 원래 정원 이름이 ‘토이송원’이었다던데 A. 토이송원은 토(흙), 이(이끼), 송(바위솔), 즉 ‘흙과 이끼와 바위솔이 어우러진 정원’이란 뜻이었는데, 자칫 ‘토이’ 가 장난감으로, ‘송’이 노래로 해석되어 정원의 특징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직관적인 이름을 고민하다 지금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Q. 내가 생각하는 정원의 장점 A. 정원을 꾸미고 잡초를 제거하는 동안 식집사(정원사)는 머리 속에 잡다한 생각을 하지 않아 정서적인 정화를 가져올 수 있고, 노력한 결과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전국의 자생 바위솔들을 최대한 수집, 재배하여 다른 정원들과 차별화하고 싶고, 좁은 공간에서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습니다. Q. 개인정원을 꾸미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예쁘다 싶은 식물들을 곧바로 심지 말고, 시간이 걸려도 지형에 따라 쓸모 있게 정원을 설계하고 잘 된 정원을 많이 보며 우리 지역에서 성장이 무난한 식물들을 선배 정원사들로 부터 들은 후 꾸미면 돈도 절약되고 실패하지 않는 정원 조성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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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정원
대개 정원이란 잠깐의 머무름을 위한 공간이기에, 떠난 후의 여운 또한 길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놓고 보아, 정원과 함께 숙소를 갖추고 있는 ‘수진정원’은 느긋한 머무름으로 쌓은 시간이 더욱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장점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10kg 이하의 소형 반려동물까지도 출입이 가능하다고 하니,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함께 정원을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수진정원’ 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수진정원’ 류여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숙박과 정원을 같이 운영하게 된 이유와 자연과 반려동물에 얽힌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 A. 처음 시작은 600평의 넓은 대지에 집을 짓고 나서 생긴 빈 땅에 꽃을 좋아하던 남편이 20대에 살던 집에 심었던 나무를 옮겨와서 심은 것이었습니다. 해마다 피는 꽃을 보고 제가 더 꽃을 늘리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조금씩 나무들을 심은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Q. 정원 이름의 유래 A. 남편 이름(이수관)의 ‘수’자와 진주의 ‘진’을 붙여 ‘수진정원’ 이 되었습니다. 고향이 부산인 남편이 처가인 이곳 진주에 터를 잡고 정원을 만들고 싶어한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Q. 정원 아이템 중 가장 애착이 있는 것과 가장 신경 쓴 포인트를 각각 말씀해 주세요. A. 황토벽돌을 깔아서 만든 원형 휴식 공간이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꽃들을 바라보면 행복해지는 장소라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곳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피고 지는 꽃들의 자연스러움이 정원에서 가장 신경 쓴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원을 가꾼다는것은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식물도 사람도 천천히 스며들게 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단지 피었을 때만 아름다운 것이 아닌, 자연의 흐름에 의해 꽃이 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아름다음이 되길 바랐습니다. Q. 정원숙소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A. 저는 내동면 유수리에서 태어나 중, 고등, 대학, 직장까지 이곳 진주에서 생활했습니다. 전문직으로 워킹맘으로 쉬지 않고 달려오다 40대 말 어느 순간 고향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땅이 내동면 독산리 산강마을입니다. 집을 짓기도 전부터 갖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60평 단독주택을 짓게 되었습니다. 부부 두 사람만 살기엔 큰 집이라 생각했고, 진주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정원 속에서 휴식과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유공간을 농가민박으로 준비하였습니다. Q. 텃밭과 반려동물에 관해 A. 600평의 큰 면적이라 처음에는 고추, 고구마, 콩 등의 농사로 시작했는데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러다 블루베리 120주를 심게 되었고, 6월엔 블루베리 따는 체험도 할 수 있고, 건강에도 좋은 먹거리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시골로 오기 전, 뜻하지 않은 교통사로고 10년 이상 함께 해온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죄책감에 슬픈 시간을 보내던 중 어린 차우차우를 분양받아 키우던 후배가 자꾸 커져가는 덩치를 감당하지 못해 저희 부부가 이 차우차우를 입양하게 되었고, 농가 민박을 준비하게 되면서는 자연히 반려견 동반가능 숙소가 되었습니다. 반려견 전용 숙소가 아니라서 10kg 이하의 소형견만 허용하고 있지만, 저 또한 반려견과 함께 하고 싶은 여행자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 맞이하고 있습니다. Q. 정원 조성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 A. 끊임없이 가꾸고 더욱 알차게 조성해 보는 게 소망이자 목표입니다. 조금만 소홀하면 꽃과 나무가 병충해와 잡초의 제물이 되기 때문에 정원을 꾸미는 것은 자신과의 부단한 싸움인 것 같습니다. Q. 예비 정원주 분들께 한마디 A. 처음에는 작게 주변에 쉽게 보이는 나무나 꽃들로 시작해서 그 지역의 기후에 맞는 식물을 선택해 폭을 넓혀 나가고, 많은 분들의 정원을 구경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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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원
소담원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자연과 사람의 조화다. 일생생활이나 자연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은 쓰임새가 생겼을 때 비로소 이름과 뜻을 얻게 되는 것처럼, 자연도 사람과 어우러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이름과 이름에 대한 뜻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누구라도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 없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소담원 정원 또한 자연이 주는 이로움에 핵심을 두는 정원이다. 소담원을 관리하는 성치용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담원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와 정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든 계기와 이름의 유래 A. 소담원이란 이름은 ‘작은 그릇에 담는다’는 뜻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자연의 소리로 귀를 즐겁게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바람을 담았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고, 이런 바람이 또한 이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이기도합니다 . Q. 정원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포인트 A. 편백숲길이 아무래도 제일 애착이 갑니다. 카페를 같이 운영하다보니 카페를 찾은 손님 분들께서 덩달아 편백숲길을 이용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그 때 저마다 다른 산책 모습을 보는 것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정원을 꾸밀 때 가장 크게 고려한 것 A. 정원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자연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연의 모습을 본딸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정원에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닌가 합니다. Q. 정원 내에 물놀이 공간이 있던데...? A. 정원이라면 눈으로 즐기는 시각적 공간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조금이라도 오감을 모두 채울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물소리로 정원을 꾸밀 수 있으면서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넓은 정원을 관리하는 노하우 A. 달리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세심하게 살피다 보면 자연이 알아서 스스로를 바꿔나가고, 저 또한 자연에 맞게 스스로가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 A. 정원을 꾸밀 때 앞서 말한 “조화”를 항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목표 또한 앞으로 새로이 만들게 될 정원 공간들이 자연과 잘 어우러지도록 만들 수 있게 되는것이 현재의 목표입니다. Q. 예비 정원주분들께 한마디 A. 뚜렷한 컨셉과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은 사람이 온전히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급하게 하지 않고 조금씩 차근차근 하다 보면 어느 새 좋은 정원이 만들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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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농원
소나무는 우리나라 동요나 시에도 유독 자주 등장하는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소나무의 어원인 ‘솔나무’에서 ‘솔’ 은 으뜸이라는 뜻이며, 결국 이를 해석하면 “나무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나무”가 된다. 소나무는 우리의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나무이기도 했는데, 음식이 풍족하지 않았던 때 소나무 껍질로 끼니를 때우고, 솔잎으로 송편과 술을 만들며 송진으로 불을 밝혀 독서와 바느질 했을 정도로 소나무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값진 나무였다 할 수 있다. 이렇듯 ’소나무농원‘ 은 정원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소나무를 메인으로 하여 꾸며진 정원이다. ‘소나무농원’ 의 이길선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쭉 자신을 지켜봐 온 소나무에 대한 애정과 소나무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여러 방면으로 소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 Q. 정원을 만든 계기와 이름의 유래 A. 부모님께서 나무를 키우는 직업을 오랜 기간 영위해 오신 터라 자연스럽게 저 또한 정원과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되었고, 직업이 곧 취미로 이어져 정원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 농원을 조성할 시기에 이름도 없이 소박하게 시작한 것이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진주 대평면에 가면 좋은 소나무가 많다”는 입소문이 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소나무집이라 불리게 되었고, 이것이 ‘소나무농원’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습니다. Q. 가장 애착이 있는 포인트 A. 옛날에는 집 앞에도 소나무를 많이 심고 가꾸며 지내왔는데, 그 중 아주 수형이 좋은 소나무 한 그루를 집에서 지금의 정원으로 옮겨 심었고, 지금은 저희 농원의 마스코트처럼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이 나무는 몇 년쯤 자란건가요?’ ‘이 나무는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라고 물을 만큼 저희 정원에서 마스코트 역할을 잘 하고 있습니다. Q. 정원 조성에 가장 강조한 포인트 A. 정원을 감상하는 관점과 위치를 중요시합니다. 가지를 감상하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꽃을 감상하는 화목류도 있습니다. 사람의 시야는 남자평균 170cm 여자평균 160cm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높이가 아름답게 관상수와 화목류들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시야가 불안정하면 수목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크게는 경관을 작게는 시야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정원을 꾸미는 데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Q. 수많은 나무 중 소나무를 고른 이유 A. 소나무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 소나무와 더불어 살다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고 할 정도로 평생을 소나무와 함께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솔잎을 끼운 금줄을 만들어 대문에 달았고, 장을 담글 때도 그랬습니다. 죽을 때도 소나무 관에 들어가기도 하죠. 이토록 우리의 국민성을 대변하며 장점이 많은 나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원을 연구하다 보니 지금은 소나무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Q. 향후 목표 A.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면서 조경공간에서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긍정적 영향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폭염으로 유명해 일명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는 현재 학교마다 숲을 조성시키고 있습니다. 학교 환경개선과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충해 도심열섬현상을 완화하고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입니다. 뿐만아니라 산림청에서도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기후대응 도시 숲, 생활환경 숲, 가로 숲길, 자녀안심 그린 숲, 학교 숲 조성 등을 통해 정원의 기능을 넘어선 숲 조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경공간으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학술적인 부분에서의 전문가도 많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반드시 전문가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런 부분에서의 역할을 이루어보고 싶은 것이 작은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개인정원을 꾸미고 싶은 분들에게 A. 나무는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일은 바로 나무 곁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최근 트렌드를 보았을 때 정원문화가 확산되고 정원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햇빛을 받으며 생동감 넘치는 기운을 내뿜는 초록 식물, 나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위안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조상들에게 지구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서 빌려온 것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제가 이 지구를 조금이라도 뜨겁지 않게 빌려온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선 수목의 존재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곁에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수목의 번식과 병해충에 대해 연구하고 숲과 공원을 조성하는 데에 조금 더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의 정원문화는 지구환경에 의미 있는 좋은 영향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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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그린정원
‘사랑그린정원’은 진주시 중심부에서도 멀리 떨어진 수곡면에 있다. 수곡면이 워낙 외진 곳이라 카페 등 여가활동이 가능한 시설이 많지 않지만, 이곳 정원만큼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수곡의 주민들도 누구나 머물렀다 갈 수 있는, 수곡면이 사랑하는 정원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구나 편견 없이 자연이라는 무대 아래에서 모두 하나 될 수 있는 화합의 정원, ‘사랑그린정원’. ‘사랑그린정원’ 박진영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정원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정원 관리에 있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 A. 사회복지법인 사랑그린은 장애인거주시설 『애인사랑시집』과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사랑그림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랑그린”은 자연 속에서 장애인분들이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Q. 정원 이름의 유래 A. 사랑그린은 장애인복지 실천을 중심으로 “사랑을 그려나가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애인사랑시집과 사랑그림숲 두 시설에서 장애인들이 살아가고 소통하며, 사랑을 이루는 곳이다. 정원의 이름도 그 뜻에 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포인트 A. ‘벚나무’와 ‘수국’에 애착이 간다. 사랑그린을 울타리처럼 지키고 있는 벚나무는 2009년도 한 지역 후원자가 장애인분들이 지역민들의 따뜻한 울타리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심어주신 귀한 마음을 담은 나무이다. 어느덧 정원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봄을 아름답게 수놓는 벚나무는 우리를 곁에서 지켜주는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자 든든한 사랑이라 애착이 간다. 수국 또한 우리 장애인 분들과 함께하는 꽃이다. 애인사랑 시집과 사랑그림숲의 가족들은 이 정원이 완성되기 전에도 수국이 피어날 계절이 되면 손을 잡고 나와 꽃을 만지고 향기도 맡으며 계절감을 느껴보았다. 해마다 한 포기 한 포기 정성껏 수국을 심어 나가는 시기이지만, 벚꽃처럼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마음과 정성이 더해지면 더욱 예쁜 수국 정원이 완성될 것 같다. Q. 정원 조성이 가진 장점은? A. 처음에 작은 묘목이던 꽃나무들은 가만히 있는 것 같다가도 계절이 지나면 어느 새 나무가 되어, 봄에는 예쁜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그늘목이 되어준다.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면 지금이 무슨 계절인지도 모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정원의 나무와 꽃이 알려주는 것을 보고 뿌듯함이 생기는 것 같다. 지원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의 장애인분들은 외출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그럴 때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그럴 때 우리 정원이 해소감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Q. 정원을 꾸미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정원이라 해서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다.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심고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다 보면 어느 새 정원이 된다. 어떻게 잘 꾸밀 지 생각하기보다 내가 사랑을 주고 그리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행복의 공간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해봄이 어떨까 싶다. Q. 앞으로의 목표 A. 수곡면은 여가활동을 위한 시설이 많지 않다. 사랑그린 정원이 우리 장애인분들뿐만 아니라 수곡의 주민들 에게도 여가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고, 그런 공간이 될 수 있게 정원을 잘 꾸미는 것이 목표다. 손님들이 그네에 앉아 차를 마시고 계절마다 피는 꽃을 보며 느끼시며 “정말 평화롭고 좋다. 이게 행복인 것 같다.” 고 하셨는데, 그 때 이곳을 방문한 모든 이들에게 일상의 피로함을 잠깐이나마 달랠 수 있는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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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송
정원 이름이자 소나무의 일종인 백송은 성장이 매우 느리고 번식력이 약해 키우기에 매우 까다로운 나무 중 하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그 수가 매우 적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다. 이처럼 꾸준한 관리와 보호가 있어야 완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나무처럼 ‘백송’ 정원을 관리하는 유진성 대표의 정원에 대한 지론도 바로 사람의 관심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정원을 꾸미는 것이 목표인 ‘백송’ 정원. 우리는 유진성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송 나무에 얽힌 이야기, 특히 정원과 인접하고 있는 부엉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젊을 때부터 꾸던 꿈이 있었는데요, 바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찾아오는 커다란 식물원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뜻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 하고 찾아올 만한 공간 하나 쯤은 만들고 싶어서 개인정원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Q. 정원 이름을 선정한 기준은? A. 원래 이 일대에 많은 백송들이 있었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판매하고 3그루를 남겨 뒀었습니다. 그 중 돌림병으로 2그루 가 고사하고 보시다시피 현재는 한 그루만 남아 있는데요, 그래도 이 정원의 나무들중 가장 애착이 가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정원 이름도 백송으로 지었습니다. Q. 정원 아이템 중 가장 애착이 있는 것과 가장 신경 쓴 포인트를 각각 말씀해 주세요. A. 물론 앞서 소개한 백송에도 깊은 애착이 있지만, 되도록 사시사철 꽃을 즐길 수 있도록 종류를 골라서 조성했다는 점에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오래도록 꽃구경을 할 수 있어서 많이들 찾아 와주고 계십니다. 신경 쓴 포인트라면, 역시 어느 요소 하나가 유독 눈에 튀고 거슬리지 않게 자연스러운 풍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한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공간이지만 자연스런 흐름으로 구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유독 부엉이 관련 소품이 많이 보이는데 A. 저희 집 뒷산 지명이 부엉덤입니다. 옛날에 부엉이들이 많이 살고 있었던 곳인데, 포수들의 사냥감이 되기도 했고, 지금은 들판이 아파트 단지로 바뀌어 부엉이의 개체수도 사냥터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언제까지 부엉이들이 부엉덤에서 버틸 수 있을 지 걱정되지만, 아직은 매일 밤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엉이들이 오래오래 여기서 살아갈수 있었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이 정원과 카페의 마스코트로 삼았습니다. Q. 정원에 특히 나무가 많은 것 같다. 수많은 나무들을 직접 관리하는 노하우가 있는지? A. 노하우는 따로 없고, 관심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식물원을 직접 다녀보면서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눈높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다 보면 자연히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정원 조성이 가진 장점은? A. 매일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일상이 곧 힐링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방문해주시는 여러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기쁨과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Q. 정원 조성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 A. 끊임없이 가꾸고 더욱 알차게 조성해 보는 게 소망이자 목표입니다. 조금만 소홀하면 꽃과 나무가 병충해와 잡초의 제물이 되기 때문에 정원을 꾸미는 것은 자신과의 부단한 싸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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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그리고 어디로 불어가는지 알 수 없듯, 정원을 찾아오는 사람들 또한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흩어지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바람이 꽃향기를 싣고 머나먼 곳으로 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바람의 언덕 정원’을 찾아온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향기를 싣고 각자의 길을 떠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 향기를 퍼트린다. 우리는 ‘바람의 언덕 정원’ 김희주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정원에 얽힌 여러 가지 뒷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Q. 정원에 대한 소개 A. 특수교회(목회)를 꿈꾸어 오던 중 1995년부터 시작한 꽃 가꾸기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자 이반성면 발산리에 교회를 이전하고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정원을 개방하여 종교성을 초월, 누구나,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하였고, 2012년부터 해마다 전국에서 1천명 이상 구경을 옵니다. 또한, 2020년부터는 매년 수국 품종전시회(7~10일정도)를 개최하여, 올해(제4회)는 약 2천5백 명이 방문하셨습니다. Q. 정원 이름(바람의 언덕)의 선정 이유 A. 원래 “꽃 향기 가득한 교회 정원”으로 지으려 하였으나, 모든 이웃들과 꽃으로 소통하는 장으로서 이 지역 특성을 살려 ‘바람의언덕’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이 위치도 약간 높고 사시사철 부는 바람이 특징이라 “바람의 언덕”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Q. 정원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A. 현재 화목류 2백여 종, 화초·구근류 6백여 종, 수국류 2백여 종을 키우고 있는데, 이 중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품종을 보유, 전시하고 있는 수국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Q. 정원 조성에 가장 강조한 포인트 A. 꽃을 좋아하지만 말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으로, 1995년부터 꽃씨를 파종/재배하여 지역 및 전국의 개인 / 기관 / 종교시설 / 시민 가드너분들께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내 정원에 심어져있지 않더라도 사랑으로 키워 보낸 꽃들이 세상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정원만의 장점이 있다면? A. 가꾸는 가드너 자신의 정신과 육체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대화의 장이 생기니 이웃간의 소통도 원활해집니다. 저 또한 지금도 온·오프라인에서 매년 수천수만의 사람들과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파종/재배로 인한 소득 창출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지역사회가 꽃을 통해 지역관광과 소득사업에 눈을 떴으면 합니다. 또한 저 본인이 목사인 관계로 지인과 연합하여 성서식물원을 만들 준비 중에 있는데, 성공적으로 완성되어서 선보일 수 있길 바랍니다. Q. 개인정원을 꾸미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자기만의 차별화를 추구하세요. 저도 처음엔 무작정 많은 꽃을 가꾸었지만, 본인 의 건강, 나이, 재정역량을 고려해야만 스스로 계속 관리할 수 있으면서 개성있는 정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수국품종 전시회를 아이템으로 잡았던 것처럼요. 그리고 영국이나 스코틀랜드처럼 개인이나 집단이 협력해 관광수입을 꾀하는 것을 권장 합니다. 예를 들면 인근지역끼리 서양화원과 야생화정원을 조인하는 방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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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품은 10남매 뜰
이 정원은 특이하게도 숫자 ‘10’이라는 키워드가 과거와 현재에 걸쳐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본가로 활용하고 있으며, 무려 100여 년이 넘은 민가 한옥을 활용한 현재 공간은, 이전 주인도 10남매를 낳았고, 이강주 대표의 부모님 또한 10남매를 낳으신 곳이다. 이토록, 유독 이 정원에는 ‘10’이라는 숫자가 묘하게 얽혀있는 것이다. 정원 이름을 ‘정원 품은 10남매 뜰’이라 지은 것도 이 때문. 원래는 이름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번 개인 정원 신청을 위해 실제로 10남매인 것에 착안하여 지었다고 한다. 때문에, 비록 급하게 지었지만 어머니와 10남매간의 사랑과 우애를 표현한 이름에 만족한다고. 이강주 대표는 지금의 정원을 ‘어머니’라고 대답했다. 집을 기점으로 앞뒤로 정원이 반복되는 정원의 배치 구조가 마치 정원이 집을 품은 듯 보여, 마치 어머니가 10남매를 품고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더군다나 무려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께서 아직도 정원과 잔디를 직접 관리를 하신다고 하니, 왜 정원을 어머니로 대입했는지 이해되는 대목이다. 정원을 만들게 된 계기 또한 무려 10남매에 이르는 식구가 조금 더 넓게 마주 앉아 이야기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한다. 정원 공사를 할 당시만 하더라도 ‘왜 힘들게 공사를 하냐’는 가족들의 만류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원이 완공되고 나니, 가족들끼리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이에 보람을 느껴 하나씩 꾸며가기 시작한 게 지금의 정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애초에 체육학과가 전공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글쓰기, 꽃심기 등 감성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고, 아버지께 물려받은 손재주 덕에 정원을 디자인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방문객분들이 정원에서 인공적이고 정형화된 느낌보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평온함, 편안함이 더 느껴진다고 말해주면 그간 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고 했다. 특히 정원의 시작이 된 원두막은 이 정원의 시작점이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비록 허술하게 지어졌을지언정 이 대표가 제일 애착이 가는 구조물이기도 하다고. “몸은 힘들지만 정원을 꾸미면 잡생각도 없어지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여러 모로 힐링이 많이 되고 있어요” 몸의 힘듦보다 보람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이강주 대표. 그의 정원관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아직까지 머릿속에 아이디어도 많이 남아 있어, 직장생활에서 은퇴하면 그 아이디어들을 실행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 때문이었을까. 우연히 3~4년 전에 KBS 프로그램 중 하나인 ‘생방송 아침이 좋다.’ 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당시 전원생활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가입한 한 인터넷 카페가 주최한 전국 오프라인 모임에도 나가며 공동리더로써 활동을 했는데, 그게 우연히 방송작가 귀에 닿게 되어 방송까지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 번씩 나처럼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정원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께 나무를 사 오거나 기부를 받아올 때면 ‘이렇게 저처럼 개인 정원을 사랑하고 좋아해 주시는 분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럴 때마다 그 자체로 만족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가 조성한 공간을 또 다른 누군가도 와서 즐기면서 구경도 하고 힐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누구든지 놀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이강주 대표.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족들이 주말에 본가로 내려올 때마다 어머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것이 제일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한다. 희생이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결국, 누군가는 그 짐을 짊어지고 그걸 책임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강주 대표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의 희생을 지켜봐 주는 이들이 보이지 않고 오르막길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순간이 있을지라도 언젠가 내가 이 짐을 내려놓았을 때 굽이굽이 뒤로 펼쳐진 수 없이 오른 흔적들을 언젠가 누가 인정해주는 날이 오는 때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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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의 정원
사실 정원 이름‘이화’ 에는 큰 뜻이 없다. 그저 이전에 운영하던 사업체 이름‘이화’에서 그대로 가져 왔을 뿐이었다. 우리가 만난 정원의 대표인 이순일 대표는 첫 질문이었던 정원 이름의 뜻에 대해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이 정원도 그랬다. 이름에 별 뜻이 없었던 것처럼, 초창기에 조성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큰 뜻이 없이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업체를 운영하던 시절, 이름에 뜻이 없었던 ‘이화’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두 이’(二) 자에 ‘화할 화’(和), 당시 두 사람이 동업해서 만들어진 사업체였던걸 착안해 의미를 부여했다. ‘이화’라는 단어에 의미가 부여되었듯, 아무런 뜻과 의미가 없던 정원도 ‘모두를 위한 정원’이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 대표는 정원 조성을 시작할 당시에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연히 분양받은 소나무를 어디에 심을지 밤새도록 고민을 한 끝에 결정한 위치에 심었지만, 허허벌판인 땅에 소나무 하나뿐이라니 너무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윽고 우연히 분양받은 소나무 한 그루에 꽃이 더해지고, 돌이 얹어지고...그렇게 하나씩 가꾸기 시작한 것이 바로 지금에 이르러 넓은 정원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예쁘게 가꾼 정원을 혼자 보는 게 아까웠던 이 대표는 작년 9월 정식으로 정원을 공개 오픈했고, 처음에는 돌에 관심 있는 분들만 소수로 오시니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커피 마실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해드렸던 것을 시작으로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되어 지금의 공간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 사실, 오픈 당시에는 꽤나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한다. 오픈 초창기에 몰려오는 방문객들로 인해 경관이 훼손되니 마음이 상하기도 했으나, 이런 것도 정원 운영의 일부겠거니 생각하여 마음을 놓으니 오히려 더 차분해졌고 방문객들이 건네는 말들 또한 큰 힘이 되었다. “정원이 정말 예뻐요”, “경상남도에서 이런 정원은 처음 봤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런 한마디들이 삶의 비타민이 될 정도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연’을 정원의 강조 포인트로 꼽았다. 정원을 가꾸던 어느 날 가지가 일자로 곧게 뻗은 소나무를 심었는데, 남편이 “저런 소나무는 어찌 보면 사람들의 미관에 맞춰 변형된 소나무인데, 오히려 가지가 구부러진 소나무가 더 낫지 않냐” 고 말했다고 한다. 그 한마디에 사람의 욕심으로 완성된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 한데 모여 주는 아름다움이 우리의 눈을 더 즐겁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덧붙였다. ‘인내심’을 이 정원이 가진 또 하나의 포인트로 꼽았다. 몇십 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꾸준히 가꿔온 정원인 만큼 멀리 보고 차근차근 완성해나갈 줄 아는 인내를 가지는 것이야말로 훗날 나 스스로 만족을 주는 성과가 이뤄지게 된 거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우리는 단순히 정원에 대한 스토리가 아닌, 그 속에 담겨 있는 뜻깊은 의미와 교훈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될 수 없다’ 라는 말을 빌려 인내심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의 귀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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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늘
원을 지나가는 두 개의 직선, 그리고 짧은 직선 둘. 이늘 갤러리의 로고를 처음 접한 그 때부터 줄곧 이 로고의 의미가 무척 궁금했기에 나의 첫 질문은 당연하게도 이에 대한 것이었고, 이늘 갤러리의 정춘용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다. “오래된 소중한 것들을 가꾸고 이어나간다는 ‘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늘 이어준다는 의미의 ‘늘’을 합쳐 지금의 ‘이늘’이란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로고도 이늘의 한글 이니셜인 ‘ㅇ’과 ‘ㄴ’을 이용한 디자인인데요, 기와를 형상으로 이 정원의 특징을 나타냄과 동시에 시계바늘을 형상화해서 세월의 흐름이란 개념을 함께 표현했습니다.” 머리가 멍해지는 답변이었다. 이름부터 정원의 특징, 의미까지 한 번에 하나의 로고에 압축해낸 정춘용 대표의 창의성이 새삼 대단히 느껴지면서 이늘 갤러리의 정원마저 한층 깊이있게 보였다.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정춘용 대표의 아내 김현정 대표는, 당시 갤러리와 카페를 운영하기 위한 자리를 찾던 중 이 가옥을 발견했다고 한다. 본래 문산에 있던 50년 된 가옥을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 1972년. 그 후로 다시 50년이 지났으니 도합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집인 셈이다. 이 가옥의 유구함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아오신다는데, 먼 타지에서 오신 분이 ‘아름답고 멋진 집이다’라 말해주시는 것인 정원을 꾸민 보람을 가장 크게 느끼는 순간 중 하나라고. “정원 이름처럼, 앞으로도 현재와 미래를 이어갈 수 있게 계속 노력하는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정원 관리에 있어 앞으로의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두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결. 그 연결을 유지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살고 있는 우리 현 세대의 몫일 것이다. 과거 없는 현재, 현재 없는 미래는 있을 수 없듯, 지금의 정원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는 이 기와집의 기둥 역시 현재에 뿌리를 박고 미래를 향해 뻗어나가는 또 하나의 표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가옥이 가장 큰 트레이드마크긴 하지만, 그래도 정원인 만큼 제일 중요하게 신경쓴 부분은 바로 바닥에 깔린 이 잔디입니다. 보기엔 평범하고 미숙한 만듦새의 잔디로 보일 수 있지만, 저희는 모양새보단 아이들이 뛰어놀기 안전한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잔디를 키우는 과정에서 제초제 같은 약을 전혀 안 쳤죠.” 그저 무심히 스쳐지나갈 발 밑의 잔디 하나에도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는 모습에서, 방문객을 향한 두 대표의 진심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디테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두 대표는 정원 조성의 계획 단계에서부터 정원에 ‘과거와 현재를 잇다’란 컨셉을 부여했고, 컨셉에 걸맞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 이 가옥의 원래 주인에게까지 연락을 취해 가옥의 역사와 관리 방법을 청해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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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촌 정원
“이것 보세요, 이 자연석들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이건 오리 같이 생겼고, 이거는 거북이 같이 생겼고. 자연석 이란게 이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정원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에 ‘예술촌 정원’의 김상수 대표는 그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고는, 그간 사진으로 찍어 둔 자연석의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자연석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예술촌 정원’은 진주시에 예술촌이 형성된 후 처음으로 입주한, 김상수 대표의 손으로 직접 탄생한 1호 예술촌 정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원이 있는 거리 이름인 예술촌에서 따서 ‘예술촌 정원’이라고 이름지은 것도 바로 그 때문라고 할 수 있다. “자연석이란 게 남들 눈에는 그저 단순한 돌덩이로 보일지라도 생각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직접 자연석을 구하기 위해 밭을 구매해서 찾아다닐 뿐만 아니라 관리까지 직접 한다고 한다. 심지어 돌에 낀 이끼 하나조차도 직접 관리를 한다고 하니,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퀄리티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 차(茶)에도 관심이 많아 정원 안에 다도실도 갖췄다. ‘양갈래 모양 소나무 풍경을 벗삼아 차를 마시는 곳’ 이란 뜻의 ‘이우당’이라 이름지은 다도실 내부에서 정원을 바라보니 이름대로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는데, 무려 400년 수령이란다. 자연에서 그대로 얻어온 것들로 정원을 꾸몄다는 김상수 대표는 이것저것 욕심을 내서 채우기보단 자연 그대로의 것들을 활용해 심플하게 꾸미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는 동서양 양식이 섞여 있는 퓨전 정원이지만, 앞으로 점차 한국 고유의 정원을 복원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한다.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전통 정원에 다른 분들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 정원 문화가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인터뷰 진행 중 건네받은 따뜻한 생강차의 온기와 함께 정원을 바라보며 나 또한 그렇게 되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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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노을정원
진주시 수곡면 어느 산 아래. 그 곳엔 아침 해가 뜰 때부터 노을이 질 때까지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 곳, ‘아침노을정원’이 있었다. “정원이 산 아래에 있어 다른 집에 비해선 해가 늦게 뜨는 편인데요, 반대편 마을에서 보기엔 옅은 주황색 노을이 산 아래 살짝 내려앉은 것처럼 보입니다. 저녁에는 서쪽 하늘 아래 옥산의 붉은 노을이 짙게 깔려 때때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요.” 정원 이름의 뜻을 질문한 내게 성재연 대표는 이렇게 운을 떼었다. “원래는 평범하게 노을정원이란 이름으로 지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주시 정원 관계자 분께서 정원 이름을 물으시던 순간, 문득 그냥 노을정원은 너무 흔하고 평범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노을과 상반된 이미지의 단어인 ‘아침’을 넣어 ‘아침노을 정원’ 으로 결정되었죠.” 전세살이에도 퇴근길에 종종 꽃나무나 화분을 사 들고 오시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성 대표도 어릴 적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좋아하는 꽃이 있으면 긴 시간 버스를 타고서라도 사다 올 정도로 꽃과 나무에 대한 사랑은 깊고 짙다. 정원의 시작은 동생의 요양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10여 년 전, 동생의 요양을 위해 고향의 집을 허물고 황토로 새로이 지으면서 정원을 함께 가꾸기 시작했다고. 그러나 정원 토질이 진흙이라 너무 단단했고, 일일이 곡괭이로 일궈가며 부드러운 흙을 가져와 심어야 하다보니 다른 정원에 비해 10배 이상 힘든 일이었단다. 그러나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라 오히려 보람과 행복을 더 크게 느꼈다고. 산 아래 정원인 만큼 정원을 가꾸는 데 있어 자연스러움을 가장 크게 추구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꽃을 사시사철 내내 볼 수 있도록 계절별로 피는 꽃들을 다양하게 심었는데, 특히 지금과 같이 너무 추운 겨울에는 제대로 피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는 동백 대신 심은 12월과 4월 사이에 꽃을 보여주는 크리스마스 로즈는 이 계절의 대표적 꽃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꽃들도 살아가는 방식이 각자 다르잖아요. 사람도 이처럼 삶의 방식이 저마다 다른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되새기게 됩니다.” 관심, 배려, 사랑, 행복과 같이 이 정원도 소중한 가치로써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꾸고 있다는 성재연 대표. 이 정원을 공개한 것도 많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서라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정원을 아름답게 관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정원사가 되는 것이 제2의 인생 목표라는 성재연 대표. 힘들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노력하겠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정원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이루려 하기보단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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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뜨락
“여기 정원이 만들어진 게 이제 거의 50년이 넘어가죠.” 정원을 간단히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문정임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 문을 열었다. 진양호 댐 준공 직후 모래사장이 전부였던 땅에 문 대표의 시부모님께서 터를 잡은 것이 이 정원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당시에 아파트에 살던 문 대표는 세월이 흘러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근원 모를 허무감이 많이 들었고, 현대 문명에 지쳤다고 느껴 이 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고. “제가 식물을 얼마나 좋아하냐면, 초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자취를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방에 놓은 것이 화분이었을 정도였죠. 나이를 생각하면 꽤나 특이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 무렵 시부모님으로부터 이 집을 물려받은 당시에는 정원 관리를 남편이 도맡아 했다고 한다. 그러다 3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뜻하지 않게 여가시간이 많아지자, 비로소 본격적으로 정원 관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평소 눈에 보이지 않던 나무와 식물들의 배치, 정원 구조와 인테리어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다른 장소로 심었을 텐데...’ ‘이 식물은 좀 더 양지바른 곳에 심었어야 했는데...’ 생각이 많아질수록 세심하게 손이 갔고, 지금은 식물 관련 서적을 구해서 공부까지 하고 있다고. ‘시시한 뜨락’이란 이름은 따분하다는 뜻의 ‘시시한’ 이 아닌, 한자 시 시(詩)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했다. 정원을 오픈하던 당시, 돈을 벌려는 욕심 없이 그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정원에서 독서 모임 활동을 하던 것이 정원의 이름의 유래 중 하나란다. “처음에는 우리 아들딸 이름의 돌림자가 ‘함’이기도 하고, 또 우리나라 궁궐 정원 중에 ‘함춘원’이라는 곳이 있기도 해서 거기서 정원 이름을 딸까 했는데 주변에서는 너무 고리타분한 이름이라더라구요. 결국 제가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중 김사인 시인의 채널인 ‘시시한 다방’에서 이름을 따 왔죠.” 급하게 지은 이름이라며 멋쩍게 웃는 문정임 대표. 하지만 그 이름에 담은 문화생활에 대한 열망만은 어느 정원 못지 않은 깊이를 담고 있었다. 문 대표는 앞으로 이런 개인 정원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요즘 같이 점점 자연의 냄새와 자취가 사라져가고 자연의 초록이 도시의 회색빛에 가려지는 때에, 이번 사례를 통해 앞으로 사람들이 더욱 개인 정원을 많이 접하면서 자연을 조금 더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이렇게 정원을 가꾸면서 여생을 살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말로 짧은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떠나는 나에게, 문정임 대표는 방문록 하나 적고 가기를 청했다. 나는 정원과 문정임 대표의 생각에 대한 감상을 담아 이렇게 적었다. ‘울긋불긋한 가을이 단풍잎처럼 저물어 가는 시기에, ’시시한 뜨락’을 방문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새하얀 눈꽃 잎이 내려 나뭇가지에 알알이 맺혀 피어나는 때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히 지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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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원
웬만한 진주 토박이에게도 ‘성지원’이라는 이름은 식당 이름으로 더 친숙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에는 다른 하나의 공간의 의미가 더 숨어 있었다. 故최규진 진주상의회장의 조성으로 시작하여 어느덧 12년을 지나고 있는 ‘성지원’은, 지금의 푸른빛이 도는 봄과 여름의 느낌을 맛볼 수 있는 일반 정원과는 달리 가을의 절정에 맛볼 수 있는 감 농장으로 시작했단다. ‘성지원’이라는 이름도 감 농사를 짓던 이전 땅 주인의 자제분 이름에서 따와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넓은 정원을 관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노동력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정원에 대한 애정과 인내심이 없으면 긴 시간을 두어야 비로소 완성할 수 있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조경이 결코 나오지 않죠.” 그러한 생각과 노력이 있기 때문이었을까. ‘성지원’은 올해의 정원 수목 자원 도록에도 당당히 등록되었다. 농원팀장은 “다양한 식물들뿐만 아니라 효자상과 같은 석재 조형물들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은 듯하다”고 답했다. ‘성지원’의 수석 조형들은 식물들 못지 않게 방문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다. 십이지상을 형상화했다는 수석 조형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그 크기에서 오는 웅장함을 포인트로 살려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곳보다 이렇게 사람 크기만 한 십이지상이 있을까요? 물론 제가 가꾼 정원도 사랑하지만 여기 있는 십이지상도 정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렇듯 모든 요소에 가치를 부여하고 깊은 애정을 쏟고 있는 농원팀장은 시민분들께서 식당도 좋지만 정원에서 즐겁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정원도 방문하는 사람이 있어야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그 이름에 담긴 의미와 애정, 역사, 그리고 대를 이어 전해오는 노력을 위해, ‘성지원’은 마땅히 정원 이름으로 더욱 알려져야 할 이름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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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뜻정원
‘정원 관리는 꾸준함이다’ 올해로 벌써 12년을 맞이하는 새뜻정원의 문은숙 대표의 정원 관리 제 1 원칙이다. 터를 잡기 전까지만 해도 논과 밭 뿐이었던,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던 부지를 여러 사람들과 모여 만든 조합을 통해 구매한 후 현재의 마을에 세 번째로 집을 지어 입주하게 된 것이 새뜻 정원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설계부터 최종 마무리까지, 당시 집을 짓는 모든 과정을 손수 지켜보고 관리한 문은숙 대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사실 마당이 아닌 주방이었다. 기성세대의 주부에게 주방이란 안주인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란 인식이 있었기에, 주부의 개성에 맞게 편리한 주방이 곧 성공적인 집 짓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집에 있는 넓은 공터를 좀 꾸며보면 어떻겠느냐’는 남편은, 몇 년간 화초, 묘목, 바위 등을 어딘에선가 가져와 놓거나 심었고, 휑하던 마당이 점점 꽃과 나무들로 채워지며 정원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며 문은숙 대표는 비로소 ‘내가 정원을 직접 꾸미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남편이 가져온 꽃과 묘목들 대부분이 종자 나눔 온라인 카페에서의 나눔이나 공동구매란 것을 안 문은숙 대표는, 이후 남편 대신 카페 활동을 하면서 꽃의 정보를 공유하고 지식을 넓히며 나눔을 주고받았고, 잔디를 심었던 공간이 점점 멋진 화단으로 바뀌어가면서 본격적인 정원 일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주방 사랑이 전부였던 주부 문은숙 대표는, 자신이 어느 새 남편보다도 정원 관리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면서 자신도 이렇게 정원을 사랑하는 ‘가드너’가 될 줄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은숙 대표는 꽃을 가꾸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25년 지기 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두 부부 모두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정원의 풀을 뽑고 꽃을 가꾸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져서 그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고, 계절이 돌아오면 시든 꽃이 다시 피어나듯 마음의 아픔도 점차 치유 되어 일상을 되찾았다고. 정원의 이름이 ‘새뜻’인 것도 이것이 유래란다. 언제나 새롭고 산뜻한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성실하며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 문은숙 대표의 설명. 처음엔 함께 차를 마시는 친구들과 공유하던 이 정원의 아름다움을 일반인과도 함께 누리고 싶어 정원을 오픈했다는 문은숙 대표. 앞으로도 새뜻정원이 문 대표의 성실함이 바래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방문자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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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엔 달빛만 싣고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학창시절에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하나인〈추강에 밤이 드니〉이다. 최정걸 대표는 정원의 이름을 이 시조에서 따서 “빈 배엔 달빛만 싣고”라 지었다고 한다. “하우스 주변에 물길을 내서 배가 떠 있는 듯한 형상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이 정원의 이름의 유래 중 하나입니다.” 약 300개에 이르는 분재가 배치된 작지 않은 정원이지만, 70대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정원을 가꾸는 데에는 결코 20대에 뒤지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는 최정걸 대표는 “무엇 하나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없다. 손길 하나 하나가 정원에 쌓이고 그만큼의 세월과 정성이 담겨야 오래 가는 정원이 만들어진다” 며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정걸 대표의 20년 세월이 녹아 있는 이 정원은 그야말로 그의 인생 자체를 상징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인 셈. “제가 건강 때문에 요양차 산기슭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건강도 되찾았고, 정원에서 손주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자부심도 느끼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노력을 알아보고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최정걸 대표가 고령임에도 열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천이 아닌가 한다. 나이가 가져오는 한계를 아쉬워하면서도, 나무 한 그루도 자기 스스로 관리함을 고집하는 그의 자세 속에서, ‘빨리 가는 것’보다 ‘잘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나이 때문에 정원 관리가 점점 힘들어지지만, 절대 업체에는 맡기지 않습니다. 그런 정원은 개성이 없거든요.” 최정걸 대표가 정원에 대해 강조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개성’이다. 빠르게 트렌드가 변화하다보니 뭐든지 반짝 떠올랐다가 홀연히 사려져버리는 현대 사회가 유행을 쫓기 바빠 잊어가는 것. 스스로 오랜 기간 쌓아올린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최정걸 대표는 정원을 통해 묵묵히 이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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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의 뜰
정원을 가꾸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대한 김정숙 대표의 답변은, 여태까지 들어 온 답변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축이다.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 내에서도 등장한 바 있는,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장 끌로드 모네’의 작품 ‘아르장퇴유의 화가의 정원’을 본 것이 정원을 가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계기에 걸맞게, 김정숙 대표의 정원 ‘백광의 뜰’은 화가 ‘끌로드 모네’가 직접 가꾼 정원을 모티브로 하여 조성했다고 한다. 미술에는 조예가 깊다고 자부하지만 막상 그림에는 소질이 없다며 헛헛한 웃음을 짓던 김 대표는, 그래도 작품 속의 꽃들처럼 장미를 키워낼 순 있을 거란 생각으로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고. 때문에 김정숙 대표는 장미를 정원의 가장 중심적인 포인트로 꼽았다. 사랑, 아름다움, 낭만, 용기, 존경, 열망, 열정 등 다양한 의미의 꽃말을 내포한 장미와 같이, 김정숙 대표는 사랑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장미 정원을 만드는 것 ,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장미 그늘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마음이 힘들 때 에너지를 얻는 등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인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명화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새삼 느껴지는 대목이다. “보통 내 나이 때엔 다들 골프채 메고 다니는데, 저는 삽자루를 메고 다닌다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시종일관 웃는 표정인 김 대표는 앞으로 조경을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모습이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조경 지식을 익혀 더욱 다양한 꽃들을 심어보고 싶고, 유리온실도 만들어 월동이 불가능한 꽃들을 키워보고 싶단다. 마지막으로 꽃이 가진 매력을 묻자, 김정숙 대표는 나태주 시인의 작품 ‘풀꽃 1’을 인용하여 답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풀꽃처럼, 오늘이건 내일이건 언제 보아도 예쁘고 싫증나지 않고, 매일 색다른 모습들을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고, 진 후에도 다음 해를 기대하게 만드는 설렘. 그것이 꽃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낙화 속에서도 다음 해에 다시 피어오를 것을 약속할 수 있는, 다음 번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 성질을 꽃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김정숙 대표. 그 모습에서 김정숙 대표의 정원 ‘백광의 뜰’은 그저 예쁘게 가꾼 모습을 감상하기 위함뿐만이 아니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보다 기대감을 갖기 위한 위로의 공간인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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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B
“발견은 준비된 사람이 맞닥뜨린 우연이다” 이번에 찾은 정원 메종 B는 헝가리의 생화학자 알베르트 센트 디외르디의 이 말이 떠오르게 하는 곳이었다. 카페를 겸하고 있는 현재와 달리, 메종 B는 당초 거주를 위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이영롱 대표의 어머니가 고집하신 지금의 자리로 집터를 정한 것이었는데 이 곳에 자리잡고 있던 소나무의 모습에 정원을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꽃을 심고 인테리어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메종 B’를 탄생시켰다고. 정원의 이름에도 어머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집’을 뜻하는 프랑스어 메종(Maison)과 어머니 성함의 이니셜인 ‘B’를 합쳐 지은 것. 이 터를 만나게 된 것, 그리고 지금의 카페를 운영하게 된 것 모두 어머니를 통해 이루어진 만큼 어머니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지금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현재의 카페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도 이영롱 대표가 직접 발벗고 나서서 기획했다고 하니, 정원과 건물에 이 대표가 가진 애정과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듯하다. 정원을 소개하면서, 이영롱 대표는 화단이 가장 정성을 쏟는 부분이라고 했다. 꽃을 워낙 사랑해서 관리가 힘들더라도 수입 꽃을 심어보고 싶지만 지역·지리적 특성상 화원에 수급되는 꽃의 모종들이 많지 않아서 아쉽단다. 하지만 라벤더와 계란꽃이 마치 천국으로 이어지는 길처럼 화단을 아름답게 수놓는다면서 어서 빨리 봄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정원을 찾는 방문객분들께서 무엇보다도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 대표는 정원 모든 구조를 방문객이 편하게 즐기는 것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했다고 한다. 화이트 계열로 전체적인 컬러 톤을 맞추고, 거주 목적이었던 건물의 기존 특성을 그대로 살린 리모델링으로 편안함을 유도했다. 때문에 “머물기 편안하다”, “마음이 착 가라앉는 기분이다”란 말을 들을 때마다 그간의 노력이 빛을 보는 듯해서 힘이 된다고.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고 한다. 카페 영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만큼 예쁘게 꾸며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한편으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위적인 부분을 최소화하고 싶었다고. 앞으로의 목표도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벗어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한 정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분들이 편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어울리는 정원으로 가꾸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이영롱 대표. 자신이 긴 세월에 걸쳐 일군 정원을 모두에게 공유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임에도 기꺼이 화합의 장을 만들고 싶은 이 대표의 말은 요즘처럼 단절과 의심, 분노가 만연한 시대에 더욱 더 소중한 가치를 빛내지 않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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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숲
여러분은 ‘멍하니 있다’, ‘멍 때린다’는 말에서 어떤 느낌이 드시는가? 현재에도 그다지 긍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지는 않은 이 ‘멍’은, 아이러니하게도 ‘불멍·물멍·빛멍’과 같은 용어가 생길 만큼 바쁜 일상과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대는 현대인을 위한 휴식을 상징하는 단어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하루 15분 정도의 ‘멍’은 뇌 휴식과 더불어 기억력·학습력·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영 허황된 유행은 아닌 셈. “정원의 콘셉트를 잡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풍경화를 그릴 것인가, 꽃을 그릴 것인가에 따라서 유화가 될 지 수채화가 될 지 정해지니까요.” 황용우 대표의 ‘멍하니숲’은 본래 명상을 콘셉트로 잡은 정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명상이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거리감과 진입장벽을 해소하고자 조금 더 일상에 가까운 느낌을 주기 위해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것이라고. 우연히 본 두충나무 숲에서 영감을 얻어 많은 사람들이 힐링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카페 정원을 조성하게 되었다는 황용우 대표의 말처럼, 타 정원에 비해 나무의 매력에 집중한다는 점이 ‘멍하니숲 ’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정원이 곧 한 나라의 문화라고 생각하여, 각 나라의 정원을 구경하려고 스페인, 영국, 호주까지 다녀올 정도로 정원에 관심이 많은 황용욱 대표는, 앞으로 한국 특유의 선의 미를 살린 정원을 조성하여 많은 이들에게 한국의 미를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곡식이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옛말처럼, 정원도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정원 관리도 그만큼 부지런해야죠.” 더불어 정원을 가꾸는 데에 있어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야기를 이었다. 잠시라도 관리하지 않으면 정원은 티가 금방 나기 때문에 그만큼 정원을 꾸준한 애정의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2,000평에 이르는 넓은 정원을 단신으로 지금까지 관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두충나무는 잎과 뿌리부터 껍질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나무라고 한다. 그야말로 ‘아낌 없이 주는 나무’라 할 수 있는 두충나무처럼, 정원 계획부터 이웃과의 힐링을 생각한 황용욱 대표의 열린 마음이 ‘멍’ 보다 더 가치 있는 힐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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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테마파크
‘고철 테마파크’ 라는 이름을 듣는다면, 아마 누구라도 폐품이 가득한 삭막한 풍경을 떠올릴 것이고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정원 입구를 들어가자 보인 것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고철로 만들어진 조형물과 그 사이사이를 누비고 있는 꽃과 식물들의 기묘한 공존이었다. 정대균 대표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소중한 정원의 일부’라고 정원 소개의 서문을 열었다. 젊은 시절 객지 생활을 하던 정대균 대표였지만, 세월이 흘러 성장한 두 딸이 직장 생활을 위해 김해와 서울로 각자 출가를 한 이후 부모님이 사시는 지금의 땅으로 귀촌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부모님이 평소에 좋아하시던 꽃을 하나 둘 심은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원 관리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심은 꽃과 나무들의 생명이 다하는 것을 보며, 좀 더 지속성 있는 요소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어릴 때부터 그림과 조각에 관심이 많았던 정대균 대표는 그 동안 배운 용접 기술로 하나 둘 고철을 이용한 정크 아트를 시작했다. 어느덧 늘어난 정크아트들이 쌓이며 정대균 대표의 정원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새우, 문어, 새 등 다양한 형태의 정크 아트들이 쌓인 이 곳을 ‘고철 테마파크’라고 이름짓게 되었고, 이후 지인의 제보를 통해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더욱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고. 지금은 유명세가 이어지자 점점 폭넓은 방문객이 찾아오게 되었고, 그 중에는 정크 아트의 작품 활동에 대해 배워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정크아트들 사이사이로 모습을 내밀고 있던 각종 야생화를 비롯한 식물들도 그에 못지 않은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정크 아트와 식물 간에 묘한 조화가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쓸모를 잃으면서 죽었다고 생각한 고철이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과 식물이 계절이 지나며 시들고 또 새롭게 피어오르는 데서 순환이라는 공통점이 느껴지기 때문인 듯하다. 그럼에도, 정대균 대표는 자신의 정원보다 마을에 대한 사랑을 더욱 중요시한다고 한다.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 또한, 처음에는 정 대표 혼자서 그리던 것을 건강위원회와 주민자치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완성하게 된 것이란다. “원래 천주교에서 유명한 성지라서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종종 있는데, 방문한 김에 하나라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벽화를 그리던 당시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정대균 대표는 현 세대의 어른인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본보기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어릴 때 대나무로 이것저것 만들던 것이 현재 고철로 조형물을 만드는 자신이 되었듯, 어른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끄냐로 다음 세대의 인생과 가치관이 바뀔 수 있으니 항상 신중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정대균 대표의 말처럼 그의 정원 ‘고철 테마파크’ 가 오래도록 마을과 다음 세대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떠나는 중 문득 뒤돌아본 정원은, 처음 볼 때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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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s Gallery
어느 정도의 넓이까지를 정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무려 2,000평에 달하는 넓이를 가진 심정숙 대표의 정원, ‘Sim`s Gallery & Horseriding’를 보았을 때, 정원이라기보단 초원이나 들판이란 단어가 더 적절해 보였다. 하지만 심 대표는 그리고 명확하게 이 공간이 정원임을 상기시켜 주었다. “주변의 산과 어우러지는 빛이 담기는 공간을 지으며, 수령 50년 이상의 정원수와 친정 오빠들이 평생에 걸쳐 모은 수석들로 정원을 조성했어요. 정원부터 마당까지의 모든 돌에 각자의 문양과 세월이 새겨져 있어서 ‘수석 정원’이라고 불러요.” 과연 보이는 모든 돌 하나 하나에 자연이 그린 그림이 한 폭씩 담겨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정원의 수석들은 전시회에도 출품된 적도 있는 작품들인데, 심 대표는 이 천혜의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정원을 공개했다고 한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정원은 갤러리와 마장이 함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이어져 현재는 전시회도 개최할 정도가 된 그림은 심 대표의 가장 대표적인 취미이며, 이 집을 지을 당시부터 내부에 갤러리를 위한 공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심 대표와 승마의 인연은 의료봉사를 위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시작되었다고 한다. 승마 트래킹을 통해 그 매력을 알게 되었고, 당시 웰빙 트렌드에 맞춰 건강한 삶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말을 공부하기 시작한 게 지금의 마장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직장 다닐 때부터 두 마리를 아침저녁으로 관리했죠. 말은 사람으로 치면 5살 정도 되는 지능이라 오랜 시간을 두고 교육을 해야 해요. 승마가 전신운동이고 재활도 되는 운동이다보니, 운동을 하면서 인마일체 즉 말과의 교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점이 승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 넓이 때문에 잔디 가꾸기에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놀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는 심 대표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각기 다른 색으로 물드는 모습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면 저절로 마당에 나가고 싶어진다고 한다. 누구나 와서 보고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심 대표는 대문도 벽도 세우지 않았고, 넓은 차고와 마장까지 포장된 길까지 갖추어 놓았다고 한다. 정원이 널리 알려져서 지역사회 주민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써, 정원 한편에 심어둔 개량 난초꽃과 함께 스몰웨딩 등 소중한 순간을 보낼 수 있는 뜻깊은 공간으로써 정원의 다양한 가치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누구든지 오면 보고 가고 놀다 가면 되죠. 새로운 사람과 서로 인사도 한번 하게 되고 그게 또 사람 사는 방식 아닐까요? 내가 가진 걸 타인과 함께 공유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으면 그것이 인생의 아름다움이자 행복 아니겠어요. (웃음)” 자연 그대로의 시간을 담아낸 정원 속에서, 심정숙 대표는 스스로가 생각한 시간과 공간의 진정한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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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AAM
‘Cafe AAM’은 언뜻 보면 집을 개조한 카페로 보인다. 굳이 말하자면 집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사실 이곳은 강태선 대표가 예전에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라고 한다. “어린이집 운영할 때부터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엄마의 마음이 곧 대지이고 그 자체가 생명력이니까요” 그래서일까. 강 대표의 진심이 전해진 듯 이른 아침부터 가족 단위부터 혼자 온 사람까지 다양한 규모와 연령대의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카페는 1층부터 3층까지 높은 창고가 있어서, 조용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도, 아이와 함께 편하게 방문하고 싶은 사람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강태선 대표는 백범 김구 선생 말씀의 인용으로 시작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라고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셨죠. 저는 정원이 곧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써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말처럼 AAM 정원은 복합적인 문화 공간 그 자체였다. 뒷마당과 연결된 테라스 공간에선 전시들 뿐만 아니라 버스킹, 연주회 등 매번 다른 기획의 문화 예술을 넓은 공간의 자연과 함께 향유할 수 있었다. 정원 곳곳의 다양한 꽃 중 특히 유럽 꽃들이 눈길을 끈다. 강 대표는 영국 마켓 스타일로 정원을 조성하고, 그에 맞춰 건물 인테리어를 구상하여 세련되고 간결게 꾸몄다. ‘진주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진주의 자랑이에요’ 라는 방문객의 반응은 강 대표가 정원을 일구는 또다른 원동력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과거·현재·미래가 있듯 자연 또한 정해진 시기에 꽃을 피우죠. 꽃을 키우면 아이들 정서도 치유되고 성취감을 느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에, 저는 가족 간에 정원을 꾸미는걸 추천합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겨워할 때 방문객들에게 꽃 무료 나눔 행사도 열었다. 올 어바웃 미(All About Me)라는 이름의 풀이처럼, 강 대표와 카페 AAM은 모든 사람들과 정원을 향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3~4시간이 걸리는 물 주는 일조차 오히려 그 시간이 꽃잎 하나 하나 더 가깝게 볼 수 있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하는 강 대표의 모습에서 정원에 대한 그녀의 진심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정원을 일군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아이들과 정원의 꽃을 이용한 미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강 대표는 “앞으로도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며, 실내 미니정원에 대한 견문과 지식을 넓혀 지금의 정원에 활용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한다. 꽃은 단순히 즐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가족과 화합을 하게하고 사람 사이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의미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남녀노소 꽃을 좋아하듯, 온 연령층에 사랑받고 있는 Cafe AAM가 꽃 그 자체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정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