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와 정성을 담은 곳
빈 배엔 달빛만 싣고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시조에서 따 온 컨셉의 정원
물길과 다리가 있는 정원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학창시절에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하나인〈추강에 밤이 드니〉이다. 최정걸 대표는 정원의 이름을 이 시조에서 따서 “빈 배엔 달빛만 싣고”라 지었다고 한다.
“하우스 주변에 물길을 내서 배가 떠 있는 듯한 형상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이 정원의 이름의 유래 중 하나입니다.” 약 300개에 이르는 분재가 배치된 작지 않은 정원이지만, 70대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정원을 가꾸는 데에는 결코 20대에 뒤지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는 최정걸 대표는 “무엇 하나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없다. 손길 하나 하나가 정원에 쌓이고 그만큼의 세월과 정성이 담겨야 오래 가는 정원이 만들어진다” 며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정걸 대표의 20년 세월이 녹아 있는 이 정원은 그야말로 그의 인생 자체를 상징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인 셈.
“제가 건강 때문에 요양차 산기슭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건강도 되찾았고, 정원에서 손주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자부심도 느끼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노력을 알아보고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최정걸 대표가 고령임에도 열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천이 아닌가 한다.
나이가 가져오는 한계를 아쉬워하면서도, 나무 한 그루도 자기 스스로 관리함을 고집하는 그의 자세 속에서, ‘빨리 가는 것’보다 ‘잘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나이 때문에 정원 관리가 점점 힘들어지지만, 절대 업체에는 맡기지 않습니다. 그런 정원은 개성이 없거든요.”
최정걸 대표가 정원에 대해 강조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개성’이다. 빠르게 트렌드가 변화하다보니 뭐든지 반짝 떠올랐다가 홀연히 사려져버리는 현대 사회가 유행을 쫓기 바빠 잊어가는 것. 스스로 오랜 기간 쌓아올린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최정걸 대표는 정원을 통해 묵묵히 이룩하고 있었다.
정원 주소 | 진주시 미천면 어옥로 232-79 | 문의전화 | 010-2814-6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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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전화 | (010-2814-6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