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이번 전시는 이성자 화백의 상징적 모티브가 건축으로 구현된 아틀리에 ‘은하수(Rivière Argent)’를 중심으로, 그녀의 예술과 삶이 하나로 이어진 결실의 공간을 조망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특히 2024년, 이 공간이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주목할 만한 현대 건축물(Architecture Contemporaine Remarquable)’로 지정되면서, 예술가의 세계관이 어떻게 건축으로 실현되었는지를 되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은하수’는 단순한 작업실이 아니라, 이성자 화백이 평생 탐구해온 자연과 우주, 음과 양, 생명의 질서가 응축된 조형적 유토피아입니다. 하늘에서 보면 두 개의 반원형 건축물이 마주하고 있는데, 이는 겹치지 않으면서도 조화롭게 맞닿은 음(陰)과 양(陽)을 형상화한 것으로, 1970년대 이후 그녀가 지속적으로 다룬 조화와 공존의 조형 언어가 공간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건물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와 그 위를 잇는 돌다리는 작가의 유년기 기억과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담아내며, 공간에 시간과 정서를 흐르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은하수’는 자연과 인간, 예술과 삶이 교차하는 내밀한 지점을 담고 있습니다. 이성자 화백은 ‘은하수’를 “인생의 완성을 시도한 작품”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2025년 진주에서 재현된 이 공간을 통해, 그녀의 예술세계와 내면을 함께 체험하고, 건축과 예술이 만나는 경계에서 새롭게 펼쳐지는 감각의 풍경을 마주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