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시험은 3년에 한 번씩 실시된 조선시대 관리 선발 제도로서 합격한 사람에게는 급제의 기념이자 증표로서 ‘방목(榜目)’이라고 하는 책을 하사받았는데, 문중에서는 하사받은 방목을 소중히 보관하였다.

이 방목은 첫머리에는 과거시험 날짜와 장소, 그리고 은문(恩門)이라 하여 당시 시험관의 명단도 첨부되어 있다. 시험관들 중에는 학자나 정치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소세양(蘇世讓), 심정(沈貞), 김안국(金安國)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에는 생원시 합격자와 진사시 합격자 명단이 성적순으로 실려 있다. 즉 1등 5인, 2등 25인, 3등 70인에 대한 인적 사항이 차례대로 수록되어 있다. 인적 사항에는 응시 당시의 신분, 합격자의 성명, 자(字), 본관, 거주지, 부친의 직함과 이름 등이 포함된다.

조선 후기에 인쇄된 방목은 많이 전한다, 그러나 조선 전기의 방목은 드물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방목은 예종 원년(1469)에 실시한 생원·진사방목을 성종 7년(1476)에 갑인자로 찍어낸 것이다. 문천각 소장 방목은 조선 중종 8년(1513) 8월 20일에 실시한 사마시(司馬試)의 합격자 명단을 적은 책이다.

이 책과 동일본은 경주 옥산서원에 소장되어 있는데, 197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또 같은 해에 치러진 문무 잡과 급제자의 명부를 기록한 <정덕계유문무잡과방목>은 강릉 오죽헌에 전해오는데, 197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