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성면 평촌리 중도마을〔丁樹〕에 소재하는 은헌고택은 은헌 한사원(韓士源：1860~1908)이 한옥을 지어 현재까지 전하고 있어 은헌고택이라고 이름지었다.

중도마을은 청주한씨(淸州韓氏)의 집성촌으로 처음 이곳에 입향조(入鄕祖)는 돈암공 (遯菴公) 한승리(韓承利：1477~1496)로 돈암공은 조선조 연산조에 연산군의 폭정을 피하여 이곳 이반성의 평촌에 은거하면서 집성촌을 이루었다. 그 후예로는 증손 몽일(夢逸)이 형조좌랑을 지냈으며 몽삼(夢參)은 황암(朴篁岩) 박제인, 한강(鄭寒岡) 정구, 려헌(張旅軒) 장현광의 문하에서 공부하여 학행과 문장으로 이름이 있었으며 문집으로 조은집(釣隱集)이 전한다.

이후에 돈암공의 13세손 사원(士源)에 이르러 현재의 집을 짓고 은헌공의 장손인 정우(正愚)는 이곳 이반성의 평촌에서 일제하의 암울한 시기에 일제의 강압에 굴하지 않고 의연하여 면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며 수리시설로 못을 준설할 때 필요한 부지 3000여평을 무상으로 희사하고 학교를 세우고, 가난한 이웃을 도와 면민들이 세운 송덕비가 마을에 세워져 있다.

고가는 전체적으로 안채, 사랑채, 서행랑, 동행랑, 광채, 대문채 등이 있었으나 대문채는 기울어져 헐어버려 터만 남아있으며 동행랑채도 화재로 소실되어 기단만이 흔적으로 남아있고, 현재는 안채, 사랑채, 서행랑, 광채와 사랑채에 딸린 중문과 방앗간 공간만이 남아있다.

○ 안채：안채는 정면 6칸, 측면 3칸으로 팔작와가로 측면의 좌우칸은 크기가 다르며, 앞쪽은 협칸은 튓마루를 만들었으며 대청은 1칸으로 대청의 기능이 축소되었다. 특이한 것은 안채의 뒤쪽과 뒷담장 사이에 담장을 설치하여 아녀자들의 활동공간으로 활용하였는데 한쪽 담장이 아직도 남아있어 전통시대 생활공간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 사랑채：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 팔작와가로 어칸과 좌측 1칸이 합쳐 큰방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좌우측에 대청마루를 두어 사랑채의 공간을 양쪽으로 나누었는데 이는 일반적인 사랑채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조선후기 한옥의 공간 활용에 대한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자료로 한쪽은 손님을 맞이하고 나머지 한쪽은 자녀들의 공부방으로 활용한 것이다.

○ 서행랑：서행랑은 정면 3칸, 측 면2칸, 우진각 와가로 어칸은 방이고, 우측 1칸은 대청마루, 좌측 1칸은 고방의 기능을 하고, 어칸의 전면에 아궁이를 만들었는데 대가족이 모여 사는 전통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 광채：사모 기와지붕에 정면과 측면 각 2칸의 방형으로 정면은 3등분하여 가운데 판문을 달고 좌우측은 흙벽 위에 판벽을 설치하였으며 가운데에 기둥을 하나만 세운 형태를 하고 있다.

○ 중문과 방앗간채：중문은 사랑채와 방앗간채가 연결되게 지붕을 하고 문을 만들어 사랑채와 안채를 구분하는 경계가 되게 하였다.

전체적으로 은헌고택은 안채에서의 부녀자를 위한 공간, 사랑채에 있어서의 변화된 공간모습과 다양한 문살과 실용적인 공간구성이 전통한옥에서 근현대로 변화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다양한 건축의 특징을 갖고 있어 한옥연구에 좋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대로 지역민들을 위해서 덕행을 쌓은 가문의 내력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