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어필-신제학 정민시 출안호남(正祖御筆-贐提學鄭民始 出按湖南)은 1791년 2월에 정조(1752~1800)가 호남으로 부임하는 정와(靜窩) 정민시(鄭民始:1745~1800)를 위
정조어필-신제학 정민시 출안호남(正祖御筆-贐提學鄭民始 出按湖南)은 1791년 2월에 정조(1752~1800)가 호남으로 부임하는 정와(靜窩) 정민시(鄭民始:1745~1800)를 위해 지어 써준 행서 칠언율시이다. 바탕은 짙은 분홍 비단으로 금니(金泥)와 은니(銀泥)로 모란, 박쥐, 구름무늬 등이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글씨 앞쪽에 「시경(詩經)」「천보구여(天保九如)」구절을 새긴[如山如阜如岡如陵如川之方至如月之恒如日之升如南山之壽如松柏之茂]이란 타원형 양각인(陽刻印)이 찍혀있고 말미에 [홍재(弘齋)「만기지가(萬幾之暇)」라는 정방형 음양각인(陰陽刻印)이 찍혀 있다. 이 서축은 경남 사천 출신의 재일교포사업가 김용두(金龍斗)씨가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일본식으로 장황되어 있다.
축을 보관하는 오동상자의 뚜껑 겉면에는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서예가 성당(惺堂) 김돈희(金敦熙 1871~1936)가 1930년 윤6월에 “정조황제어제어필(正祖皇帝 御製御筆)”이라 쓴 제서가 있고, 뚜껑 안면에는 친일인사 정병조(1863~1945)의 같은 해 발문과 일본승려 토쿠토미소호(덕부소봉 1863~1957)의 1940년 발문이 쓰여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제문상정사(題汶上精舍)>와 함께 정민시에게 내려준 것으로 이런 형식의 정조어필 가운데 서예적 기량이 가장 높은 40세 기년작(紀年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