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자는 징사(徵士) 학포(學圃) 정훤(鄭暄)이 은거하여 여생을 보내던 곳이다. 학포는 조선(朝鮮) 선조(宣祖) 16년 무자년(戊子年) 합천(陜川)에서 출생하여, 문장과 덕행으로 이름이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광해군(光海君)의 폭정에 휩쓸리기 싫어 합천에서 대평(大坪)으로 옮겨와 이곳에서 정자를 지어 고산정이라 하고 은거생활을 하였다. 인조(仁祖)때 조정에서 조봉대부(朝奉大夫), 영산현감(靈山縣監)으로 천거하였으나 고사하고 이곳에서 학포정사(學圃精舍)라 하여 이름 짓고 여생을 보냈다.
정자와 사당이 앞뒤로 나란히 이(二)자 모양으로 배치하였고, 고산정의 정면으로 대문간채를 두어 일직선상의 배치를 중심으로 하여 부속건물들을 배치하였다. 정자는 5량구조 팔작지붕을 한 소로수장집으로 누각처럼 바닥을 지면에서 높게 띄워 올렸다.
지붕 네 귀에 8각주 형태의 활주를 사용해 추녀를 받고 있고 부연(附椽)이 없는 홑처마를 하고 있다.
평면은 정면이 4칸, 측면이 2칸으로 전후에 퇴간을 두었는데 좌우 양측에 1칸씩 대청을 두고 정면과 좌우 3면에 계자난간을 둘렀다.
사당은 2익공계(二翼工系) 팔작지붕을 정면 3칸 측면 1칸의 평면에 전면에만 좁은 퇴간을 두었다.
고산정은 대평의 고산에 위치하였으나 진양호의 수위상승으로 왕래가 어려워 현재의 위치로 이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