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 33년(1538)에 나서 선조 21년(1588)에 세상을 뜨신 조선조의 문신 학자이며, 자는 옥오, 호는 운당이며 고성이씨 향촌 이암의 후손으로 남명 조식의 문인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제자백가를 읽고 유학에 정통했으며 명종 5년(1550) 문정왕후가 선종과 교종을 부활시켜 보우스님을 판선종사 도대선사에 임명을 하자 이를 극력으로 반대하다가 대비의 미움을 사서 극형을 받게 되었는데 명종 임금의 특별 배려로 겨우 풀려났었다. 선조 때 부령부사, 길주목사 등을 지내고 만년에는 학문에 전념하였다. 그의 행장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기이하여 다른 아이들과 달랐고 차차 자라면서 웅의하고 기도가 있었으며 소학과 사서에 있는 힘을 기울여 공부하였고, 더욱이 대학 성헌장에 용공해서 남을 속이지 않았으며 홀로 몸가짐을 삼가함으로써 공부에 힘썼다.
효우가 출전하여 부모를 지성으로 섬겼으며 상을 당해서는 한결같이 문공의 가례에 의하여 슬퍼하기가 법에 지나쳐서 거의 멸성함에 이르렀다. 또한 여러 아우들을 사랑하기가 유달하더니 두 아우가 종기를 앓았는데 그는 그들의 상처를 입으로 빨아서 죽어가는 아우들을 살려냈다. 그는 일찍이 삼각사에서 글을 읽을 때 문정왕후께서 비단 폐백을 절에 내려 복을 빌게하니 그는 그 비단을 빼앗아 불살라 버렸다. 왕후가 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잡아 가두고 극형으로 다스리려고 하는데 명종 임금께서 왕후에게 아뢰기를 "선비가 부처님을 배척하는 것은 그 뜻이 가상하온데 이것을 벌주면 후세에 선비를 죽였다는 기록을 남길까 두려우니 그만두자" 하니 왕후가 깨닫고 풀어주어 살아났다. 명종께서 다시 유시를 내려 타이르기를 "을사사화 이후에 항상 사기가 저상될까 두려워 했더니 이번 너의 비단을 불태운 한가지 일은 사람의 뜻을 굳세게 한 것이니 물러가서 글을 읽으면서 대기를 이루어라"하였다. 이때의 그의 나이가 겨우 18세로서 남명 조식을 사사하고 있었는데 남명이 깊이 그를 아꼈다. 그의 벗 수우당 최영경이 칭찬하기를 "내가 사귀는 벗이 많지만 무행독실 한 것이 일찍이 이염같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하였다. 그가 병이 위중하였을 때, 최영경, 각재 하항, 조계 류종지들이 문병을 왔는데 그가 말하기를 "여러분들은 내가 먼저 죽은 것을 슬퍼하지 말라 몇해 안가서 반드시 내가 죽은 것을 부러워 할 것이다" 하더니 그 다음해에 기축옥사가 일어나 최영경과 류중지가 모두 화를 입고 죽었으니 과연 그의 말이 들어 맞았다" 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