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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나루쉼터는 진주성 촉석루의 지붕 곡선과 기둥·다포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건물입니다. 물빛나루쉼터는 천혜의 자연환경인 남강을 관광자원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고자 조성되었습니다.

물빛나루쉼터는 전면이 유리로 마감돼 외부에서도 내부의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도록 김재경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디자인되었고 이곳은 남강 유람선 ‘김시민호’ 승선을 위한 매표소와 관광객들의 휴게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시민호는 망경둔치와 진주성 일대를 매회 30분가량 순회 운항하게 됩니다. 시는 아름다운 진주성 일대와 촉석루 주변 야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야간에도 운항되고 있습니다.

[물빛나루쉼터: 21세기 촉석루]
진주의 건축은 촉석루(14세기), 국립진주박물관(1984), 그리고 경남문화예술회관(1988)과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에 비춰 평가받아야 하는 운명에 있다. 이것은 단지 건축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전통의 해석에 관한 의미이기도 하다. 한 세기 전 근대 건축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우리에게 전통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관한 논쟁은 여전하다. 현대 건축이 전통 건축과 필연적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지만, 이 도시, 진주는 다르다. 촉석루와 남강은 진주의 건축이 가져야 할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우리 역시 김중업과 김수근이 했던 도전을 피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물빛나루쉼터는 규모의 측면에서 앞선 세 걸작과 비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시적 측면에서 촉석루와 국립진주박물관을 중심으로 동쪽 경남문화예술회관을 서편에서 대응해야만 한다. 위치가 가지고 있는 중요성과 전통과 현대건축의 관계에 대한 고민의 해결책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에 접근하였다.

첫 번째로 전통을 계승이 아닌 새로운 탄생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국립진주박물관과 경남문화회관에서도 보인다. 촉석루의 떠 있는 큰 지붕이 후대 진주의 건축에 영감의 대상이 된 것은 자명하다. 전통 가구식 목구조는 경남문화회관에서 콘크리트 기둥과 주두로 재해석되었다. 서까래로 이루어진 깊은 처마는 국립 진주 박물관에서 추상적인 선이 중첩된 수직적인 지붕이 되었다. 콘크리트를 사용한 두 거장의 선례와 다르게 물빛나루쉼터는 목조 건축의 회귀를 선언한다. 새로운 시대의 목조 건축인 물빛나루쉼터는 진보된 기술을 통해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특히, 물빛나루쉼터를 지탱하는 6개의 나무는 전통 건축에서 기둥과 지붕을 연결하는 가구식 구조체인 공포(棋包)를 컴퓨터를 이용해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두 번째로 누각(樓閣)의 의미를 새롭게 보는 것이다. 과거의 누각은 소위 상류 계급을 위한 특별한 장소이거나 군사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물빛나루쉼터는 주변의 아름다운자연과 도시의 풍광을 담아내는 액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면과 좌·우측의 3면이 열려있어 방문자들은 주변 환경이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한다. 후면의 벽은 나무 구조체의 그림자를 담는 추상적인 배경이 된다. 벽은 3개로 분리되어 건물 뒤 숲을 제한적으로 내부에 보여준다. 진주 유등축제에서 '열림'의 개념은 반대가 된다. 내부 조명에 의해 건축 자체가 유등이 되어 남강을 비추는 것이다.

- 김재경 건축연구소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