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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제외한 모든 농산물 개방 회오리
작성일
2007-04-03 16:29:50
작성자
이○○
조회수 :
3510
협상 발효되면 농업분야 피해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내용이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결과를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세계 최강인 미국산 농축산물이 무관세로 밀려오면 국내 농업의 피폐화는 물론, 농촌 경제에도 심각한 암운을 드리울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손 든 한국 농업
미국은 통상법에 따라 자국 대통령이 2일 오후 한·미 FTA 협상 타결 사실을 의회에 통보(미국 시각으로는 1일 자정)하는 것과 동시에 독립기구인 무역위원회와 30개 자문위원회가 협상 내용을 철저히 검토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자세한 협상 내용을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협상의 세부 내용에 대한 법률 검토작업이 6주 정도 걸리는 만큼 5월 중순이나 돼야 정보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 농업은 값싼 미국산 농산물에 사실상 ‘무장해제’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데도 정작 피해당사자인 농민들은 이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협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쌀 다음으로 민감성이 높은 쇠고기(현행 관세 40%)는 관세철폐 기간과 SG(세이프가드) 발동 기간을 각각 15년으로 합의했다. 그렇지만 쇠고기의 경우 뼈를 포함한 부위가 올해 안에 전면 수입될 전망이어서 국내 한우산업의 존립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돼지고기(〃22.5~25%)와 닭고기(〃20%·냉동 기준)는 관세철폐 기간이 최장 10년으로 정해졌다. 다만 부위별로 관세철폐 기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렌지는 국내 수확기인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현행 50%의 관세를 계속 유지하고, 그 이외의 시기에는 30%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줄이다가 7년 후엔 이마저도 완전 철폐키로 했다. 대신 미국에 연간 2,500t씩 1%의 관세로 쿼터(물량)를 배정했다.
현재 식물방역법상 수입이 금지돼 있는 신선 사과·배는 20년에 걸쳐 관세를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이 밖에 식용 콩·감자, 천연꿀, 탈지분유, 전지분유 5개 품목은 TRQ(저율관세할당)물량을 제공하되 현행 관세를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결국 농업분과에서 다루는 1,531개(HS 10단위 기준) 품목 가운데 애초부터 협상 대상이 아닌 쌀을 빼면 사실상 모든 농산물이 개방의 회오리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미국은 호주와 체결한 FTA에서 자국 전체 농산물 1,799개 가운데 19%인 342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소폭 줄이거나 그대로 유지하는 관세철폐 예외 품목으로 얻어냈고, 이 가운데서도 낙농품·담배류 등 182개 품목은 관세를 아예 건드리지 않는 관세인하 예외 품목으로 분류한 바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미국의 1인당 경지면적은 30㏊ 정도로 한국(0.5㏊)보다 60배나 넓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농산물만 하더라도 쇠고기·닭고기·콩·옥수수 등 15개 농산물에 이르고, 사과·토마토·오렌지 등 20개 농산물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현지 쇠고기가격이 한우고기의 5분의 1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농축산물 시세는 우리나라의 30% 수준이다.
이런 농산물이 한국에 관세 없이 밀려오면 국내 농업은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한·미 FTA 체결이 농업분야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곳은 미국 무역위원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것이 농경연(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자료다. 미국 무역위원회 자료는 1995년 자료를 기초로 쌀까지 포함시켰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피해를 너무 협소하게 봤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농경연(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세가지 시나리오로 피해를 분석했는데, 그중 이번 협상 결과와 가장 근접한 것은 쌀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되 고율관세 품목인 곡물과 유지작물은 관세를 50%만 감축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농산물은 연간 3조1,719억원어치가 더 수입되고, 이로 인해 국내 농업 생산액은 2조2,830억원이 감소한다. 수입액과 생산 감소액이 다른 것은 미국산 농산물이 국내에 수입되는 타국산 농산물을 1조원어치 정도 대체할 것으로 농경연이 예측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쌀의 경우도 작목전환에 따른 생산증가, 또 이로 인한 쌀값 하락으로 생산액이 연간 2,114억원어치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지만 이 같은 피해는 단순 농업 생산액만을 분석한 것으로, 농업 전후방산업 피해까지 감안하면 그 파괴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임이 분명하다. 또 농업에서 생기는 실업자도 최대 14만2,816명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