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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면 대암리 숯고개에는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전설의 동방삭은 삼천갑자, 즉 18만 년을 산 최장수 기록 보유자로 자손이 귀했던 옛날에 아이가 태어나면 '동방삭이만큼만 살아라'라는 덕담을 해줄 때 인용되곤 하던 인물이다.
동방삭이 서왕모의 천도복숭아를 몰래 따먹고 지상으로 내려가 온갖 말썽을 부리며 세상을 주유하다가 동쪽으로 도망 했다.
천상의 옥황상제가 이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하면서 저승사자를 시켜 동방삭을 잡아오라고 명했으나, 몇천 년이 지나도 동방삭은 좀체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동방삭의 체포작전이 계속 실패하면서 옥황상제가 노발대발하자 어떤 명석한 저승사자가 얼굴도 모르는 동방삭이를 잡기 위해 꾀를 내기로 마음먹었다.
이 저승사자는 얼굴도 모르는 동방삭이를 잡기가 쉽지 않음을 알고, 소문의 꼬리를 추적하다가 마침내 집현면에 도착했다.
삼천갑자 동박삭이를 잡기 위해 집현면에 온 저승사자는 지금의 숯고개밑 숯다리에서 숯을 씻기 시작했다. 옛날 진주에서 합천가는 큰길에 정수천(亭水川)을 건너가는 다리를 썩지 않게 하려고 숯을 구워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숯다리 아래에서 저승사자는 몇십 년 동안 숯만 씻으며 동방삭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어떤 사람이 몇십 년 동안 숯다리에서 몇십 년 동안 검은 숯만 씻고 앉았으니 당연히 세간의 이야깃거리가 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숯다리 아래서 몇십 년 동안 숯을 씻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가 화젯거리가 되면서, 어느 날 천하를 주유하던 동방삭이의 귀에까지 이야기가 전해졌다.
"시커먼 숯을 씻어 무엇을 하려는 걸까"라는 호기심이 발동한 동방삭이는 한걸음에 숯고개로 달려갔다.
'숯을 만드는 사람은 적잖게 봐왔지만, 숯을 쌋다니. 그 연유가 무엇일까?' 호기심이 충천한 동방삭이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숯고개에 도착한 동방삭이 숯다리 아래를 보자 진짜 웬 사람이 앉아 시커먼 숯을 흐르는 물에 계속해 씻고 있는 게 아닌가.
호기심이 많기로 소문난 동방삭은 숯을 씻고 있는 사람에게 내쳐 물었다.
"얘기를 듣자하니 몇십 년 동안 계속해 숯만 씻고 있다는데 그 연유가 무엇이오" 하니, 저승사자는 "이 검은 숯이 희게 될 때까지 씻고 있는 거요"라고 대답했다.
저승사자의 말을 듣고 난 동방삭이는 순간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지만 아직 숯을 희게 만들려고 하는 미련한 사람은 처음일세"
순식간에 동방삭이의 정체가 탄로 나는 순간이었다. 결국 동방삭이는 말 한마디로 인해 저승사자에게 잡히고 말았다.
숯고개는 대암리와 냉정리 경계에 있는 고개로 옛날 서울에서 내려오는 정승들이 쉬어간 고개라고 하며, 임진왜란 때는 중국의 이여송(李如松)이 전국의 팔명지를 끊을 때 이 숯고개도 끊었다 해서 명지로 알려졌다.
<제보자: 신인우(75) 집현면 대암리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