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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금), 초전동 백산 풋살장 뒤 둑길을 친구들과 함께 걷게 되었다. 둑 양쪽에는 붉은 양귀비, 제주도광이밥이 활짝 피어 있었고, 연분홍 넝쿨장미는 나무를 타고 올라 수많은 꽃을 피워내며 발걸음을 붙잡았다. 크지 않지만 중간 크기의 꽃들이 군락을 이뤄,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화사하게 만들었다.
근처 회사의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삼삼오오 이곳을 찾아와, 휴대폰에 꽃을 담으며 잠시나마 자연 속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풋살장 옆 언덕에도 색색의 꽃들이 활짝 피어 있어 곳곳이 포토존이 되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이 꽃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공기 맑고 신록이 짙은 이 계절, 우산이나 파라솔을 들고 산책을 즐기는 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 꽃길 곳곳에는 접시꽃이 키를 키우며 꽃망울을 맺고 있다. 벌써 2미터가량 자란 이 꽃은 씨앗도 굵고 발아도 잘돼, 한 번 심으면 매년 같은 자리에서 피어난다. 겨울에도 잎이 모두 죽지 않고 살아남아 봄이면 새싹을 틔운다.
이 꽃길을 정성껏 가꾸는 이는 백산 풋살장 주인이다. 이른 아침마다 물을 주고 잡초를 정리하며, 혼자서 이 아름다운 길을 일구고 있다. “꽃을 좋아해서 시작했어요. 누군가 인터뷰 요청도 했지만, 굳이 알리고 싶진 않아요. 지나가는 분들이 보고 즐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장재동에 거주하는 박○○(65) 씨는 “꽃을 가꾸는 분은 참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스스로 모종을 구해와 이 많은 꽃을 심고 키우다니, 정말 대단하죠. 꽃들이 나를 반기는 것 같아 아침마다 산책하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아무도 꽃을 꺾지 않아요”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 꽃길에는 계절에 따라 수선화, 목련, 이팝나무꽃, 접시꽃, 백일홍 등이 이어 피고 진다. 찬서리가 내릴 때까지, 이 길은 변함없이 시민들에게 위로와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
꽃이 주는 기쁨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지나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힌다. 이런 꽃길이 도심 곳곳, 동네마다 조금씩 늘어난다면 일상 속에서 더 많은 여유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5월 29일 시민명예기자 김기대(초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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